"요즘 증권빼면 허준 얘기뿐"MBC TV의 인기드라마 「허 준(許 浚)」의 열풍이 전국을 휩쓸면서 「허준 신드롬」 「허 준효과」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나고있다.
지난해 11월22일 첫 전파를 탄 드라마 허 준은 50%가 넘는(21일의 경우 50.5%·에이시 닐슨 조사) 기록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사회 곳곳에서 엄청난 파급효과를 낳고있다.
뭐니뭐니해도 「허 준효과」의 가장 큰 수혜자는 출판업계. 91년 출간된 「소설 동의보감」(창작과 비평사)은 지난주 서울 시내 교보문고와 종로서적에서 베스트셀러 소설부문 5위에 뛰어오르는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창작과 비평사 김성은(金聖恩·35)문학교양팀장은 『거의 잊혀져가던 책이 10년이 지난 지금 다시 폭발적인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며 『올해 판매량만 벌써 지난해 전체판매량(6만권)을 넘어섰다』고 놀라워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비소설인 건강·의학 부문에서도 학원사가 발간한 「신 동의보감」, 「음식 동의보감」, 「TV 동의보감」 등 동의보감 시리즈 3권이 나란히 1~3위를 휩쓸었다. 교보문고의 아동코너에서도 예림당의 「허준과 동의보감」이 판매량 3위에 올랐다.
한약방에도 고객들의 발길이 부쩍 늘었다. 서울 종로구 효제동 대명한의원 권오열(權五烈·86)원장은 『드라마 허준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처방이나 약재에 대한 문의를 해오는 환자들이 확실히 많아졌다』고 말했다. 반면, 『허준때문에 한방을 마치 신비의학 쯤으로 여기는 사람도 많다』 『환자들이 왜 허준처럼 침 한방, 약 한첩으로 못 낫게하느냐고 항의해 당황스럽다』는 반응들도 있다.
시중의 화제도 단연 허준이다. 대우증권 영업부 이재원(30)대리는 『동료나 고객과의 대화에서 증권 빼고는 허준과 한의학에 관한 얘기를 가장 많이한다』고 말했다. 회사원 박종선(34·회사원)씨는 『한약분쟁과 의약분업을 둘러싼 의약계의 대립을 보며 의료인들의 「이기주의」에 실망한 국민들에게 허준만큼 대리만족을 주는 「스타」가 어디있느냐』고 반문했다.
안양 중앙병원 신경정신과 신용구(37)박사는 『허 준에겐 신분상승욕에 따른 강한 남성상과 섬세한 감정의 여성적 이미지가 함께 녹아있다』며 『이런 이중성과 카리스마적 풍모가 현대인에게 어필하고 있는 것 같다』고 허 준열풍을 분석했다.
사진 셜명
드라마 허 준의 한 장면
독자들이 워낙 많이 몰리자 교보문고는 아예 도서전시장 한 곳에 「동의보감코너」를 마련, 관련서적들을 일괄 전시 판매하고 있다. /강태욱기자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황종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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