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곤씨가 23일 현대산업개발 축구단(가칭) 총감독으로 선임됐다. 스포츠에서 총감독승격(?)은 현역감독의 사퇴를 의미하는데 이번의 경우 선수단의 모든 책임을 지는 실권적 자리여서 기존의 총감독과는 의미가 사뭇 다르다.국내 프로스포츠에서 총감독 1호는 프로야구 출범 원년인 1982년 삼미 박현식감독. 같은 해 해태 김동엽감독이 2호, 83년 서영무감독이 3호를 이어 프로야구 총감독은 사실상 해임을 뜻했다.
농구에서는 SBS 신동파씨가 97년 프로출범으로 김동광감독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총감독 1호를 기록했다. 이후 김동광씨는 강정수감독의 부임과 함께 총감독으로 물러나 있다 현재는 삼성감독을 맡고 있다.
아마추어까지 통틀어 국내에서 총감독 명칭을 처음 사용한 종목은 배구. 83년 호남정유의 박승수감독이 효시로 그는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총감독이었다. 95년 유석철(현 인하대 배구부장)씨 역시 인하대와 대한항공을 관리하는 실권을 가진 총감독을 맡았는데 이후 배구의 총감독 3, 4호를 기록한 SK 이규명감독(93년), 현대 김남성감독(99년)은 실권이 없었다.
프로축구에서 총감독은 94년말 성적부진으로 현대에서 퇴진한 차범근감독 단 한 명뿐이다. 현대가 차감독을 총감독으로 승격(?)시킨 까닭은 계약기간이 남아 잔여연봉을 지급해야 하는 데다 대외적으로 스타를 대우한다는 선언적 의미가 있었다.
따라서 이번 김호곤씨는 프로축구 사상 두 번째 총감독이며 프로스포츠사상 7번째가 된다. 그러나 김씨의 경우 프로사상 실권을 가진 총감독 1호로 기록되게 됐다. 그래서 축구계에는 김씨의 총감독 임명을 두고 사실상 김태수감독을 경질하려는 「꼼수」가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유승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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