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3일 분당 초읽기에 들어간 어수선한 모습이 계속됐다.주류측은 대구·경북지역 공천자의 당잔류선언, 30·40대 소장그룹의 공천개혁지지를 앞세워 비주류를 야권분열세력으로 몰아붙이는 본격적인 반격에 나섰다. 비주류측도 질세라 조순(趙淳)명예총재탈당, 창당4인방 회동, 탈락 소장파의 사당(私黨)화 성토모임 등을 통해 주류측 공격에 열을 올렸다. 공천재심의를 요구하는 탈락자들의 항의시위는 한풀 꺾였지만 2개 중대의 경찰 도움이 필요할 만큼 당사앞 긴장은 여전했다.
○…조순전명예총재 김윤환(金潤煥)·이기택(李基澤)고문 신상우(辛相佑)국회부의장 등 신당4인방은 이날 오후 국회귀빈식당에서 두번째 회동을 갖고 창당실무팀을 구성키로 하는 등 창당 세부일정을 논의했다. 창당세확보에 자신감을 얻은 듯 이들은 시종 밝은 표정이었다. 비공개회의에서 이들은 당명작명을 한나라당이름을 지었던 조전명예총재에게 일임했다. 회의는 또 금명간 여의도에 신당사무실을 마련키로 했다. 회의에서 김고문은 조전명예총재를 「조대표」라고 불러 눈길을 끌었다. 김고문은 이어 오후에는 97년 신한국당 대통령후보 경선이후 불편한 관계였던 이수성(李壽成)전총리와 정호용(鄭鎬溶)전의원등과 만나 화해하는 등 사전정지작업을 벌였다.
○…이상득(李相得) 강재섭(姜在涉) 박헌기(朴憲基)의원 등 대구·경북지역 공천자 20여명은 이날 오후 대구에서 긴급모임을 갖고 『신당창당은 야권분열을 초래, 결과적으로 DJ정권을 돕는 뜻밖의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사실상 신당반대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모임에서는 일부 공천자들이 『일부지역의 공천잘못으로 총선에 비상이 걸렸다』며 당지도부를 성토하는 등 진통도 적지않았다. 모임결과에 대해 영남권의 동요를 우려해온 주류측은 한시름 놓았다며 반색한 반면 비주류측은 『신당이 가시화하면 이탈자들이 속출하는 등 상황이 역전될 것』이라고 두고보자는 반응을 보였다.
○…공천에서 희비가 엇갈린 당내 소장파는 사분오열했다. 김부겸(金富謙)부대변인 오세훈(吳世勳)·원희룡(元喜龍)변호사 등 「미래를 위한 청년연대」소속 30·40대 공천자들은 오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천이 국민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큰 줄기에 있어서는 정치개혁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고 주장했다. 같은 시각 권기균(權奇鈞)씨 등 낙천소장파가 주축인 「새로운 정당을 추진하는 모임」은 국회에서 정치개혁토론회를 열고 한나라당 공천을 밀실공천이라고 비난, 신당창당지지를 선언했다.
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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