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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절약운동 정착땐 댐2개 건설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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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절약운동 정착땐 댐2개 건설 효과"

입력
2000.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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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자 환경부장관 인터뷰낙동강 물관리종합대책안을 놓고 영남지역 공청회가 무산되는 등 주민 반발이 극에 달했던 지난해 11월. 김명자(金明子) 환경부장관은 당시 섬세한 필체로 쓴 장문의 편지 2만여통을 낙동강 주민들에게 발송했다. 이 편지에는 정부와 주민이 머리를 맞대고 낙동강을 살려보자는 눈물어린 호소가 가득했다.

난산 끝에 지난해 12월30일 낙동강물관리종합대책이 확정되자 그는 감사의 글을 쓰기 위해 다시 펜을 들었다. 이후 낙동강대책은 「불가능하다」는 회의론이 수면아래로 가라앉고 「될 수도 있다」는 희망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대학교수에서 장관으로 변신, 8개월째 환경부를 이끌고 있는 그의 업무스타일은 화려하지는 않다. 그러나 여성장관에 대한 일반의 편협된 인식과는 달리 「내실있다」는 평이 주류를 이룬다. 김장관의 정책소신, 관료와 정부조직에 대한 느낌, 개인생활 등을 두루 들어봤다.

-여성장관으로는 비교적 장수하면서 무난하게 부처를 이끌고 있다는 평입니다. 그 비결은.『분에 넘치게 인덕이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환경부 안팎의 여러분들이 많이 도와주었습니다. 나 자신도 최선을 다했습니다. 결과는 내 손을 떠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하늘에 맡깁니다. 여성이 남성 주류의 정부부처를 이끄는 데 어려움이 클 것이라고들 걱정하지만 별 어려움은 없었어요. 교수생활과 외부활동에서 줄곧 남성들과 어울려 일을 해 온 점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장관 취임후 하루 일과는.『아침 7시40분까지는 과천청사에 도착합니다. 강연이 있을 때는 새벽에 일어나 아침 6시30분까지 나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국무회의가 있는 날이 가장 여유가 있어요. 국무회의장에 오전 9시20분까지만 도착하면 되니까요. 집에 돌아가는 시간은 오후 10시는 넘어요』

-체력관리는.『한달에 한두번 수영을 하는 정도예요. 취임전에는 1주일에 3일정도는 30분씩 수영을 했지요. 한번 물에 들어가면 20~30분은 물밖으로 나오지 않고 수영을 계속할 수 있었어요. 요즘은 시간이 나질 않아요. 운동을 제대로 못하는데다 낙동강문제로 몸을 혹사했다가 감기에 걸려 혼이 나기도 했습니다. 장관이 되니 감기걸린 것도 뉴스가 되던데요. (한국일보에 관련 가십기사가 나갔다며 웃음) 요즘은 잠을 실컷 자봤으면 좋겠어요』

-여가는 어떻게 보내는 지요.『클래식음악을 좋아합니다. 특히 모짜르트와 베토벤을 즐겨 들어요. 교수시절 연구실에도 늘 음악을 잔잔하게 틀어놓았지요. TV드라마도 좋아하고, 특히 김수현씨의 작품을 즐겨 보아왔는 데 이마저 짬을 못내요. 영화감상도 즐기곤 했지요. 로버트 레드포드와 메릴 스트립이 주연한 「아웃오브 아프리카」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영화배우중에는 로버트 레드포드를 가장 좋아했지요. 아프리카의 초원처럼 우리환경을 가꾸고 싶습니다』

-관료조직에 들어와 느낀 점은.『처음 부임했을 때 나를 대하는 직원들의 얼굴에 표정이 없다는 것을 보곤 당황했습니다. 차츰 그들의 표정이 풀려가는 것도 느꼈습니다. 밖에 있을때는 관료조직에 대해 비판도 했지만 막상 한식구가 되어 일해보니 역시 팔은 안으로 굽더라고요. 공무원들은 사명감 하나로 박봉과 격무에 시달리는 데 보상해 줄 방법이 없을까 고심하고 있습니다. 아쉬움이 있다면 일처리 방식이 경직돼 있고 권위주의적이라는 점입니다. 유연한 업무처리와 열린 사고방식이어야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데 이 점은 좀 고쳐졌으면 합니다』

-환경부가 정책결정과정에서 소위 힘있는 부처에 밀리고 직원들의 업무처리 능력도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는데.『이 문제는 환경부의 태생과도 관련이 있을 것입니다. 1980년에 보건사회부에서 환경청이 분리될 때 환경에 대한 전문성보다는 보훈처, 체신청 등에서 단지 위생관리라는 측면에서 인력을 충원했지요. 그러나 환경에 대한 기대와 요구가 증대하면서 위상과 전문성이 크게 강화되었다고 봅니다. IMF로 다소 주춤하긴 했지만 변화의 당위성과 현실과의 조화를 통해 부처 가운데 가장 유망한 곳으로 각광받게 될 것입니다. 환경부는 정부부처내에서 NGO(시민단체)와 가장 유사한 성격이 있습니다. 아직도 개발논리가 우세한 것처럼 보이지만 다른 부처의 일에 동의해주는 소극적인 차원에서 국가목표달성을 위해 부처끼리 협의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가고 있습니다』

-영월동강댐 처리 전망은.『상반기 중에 관계부처와 협의해 건설여부가 결정될 것입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댐을 건설하지 않아도 댐건설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물절약범국민운동」이 정착되면 2006년에는 동강댐 2개 정도를 건설하는 것과 같은 대단한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선거철만 되면 개발논리가 득세합니다. 그런 후보들에게 하고 싶은 충언이 있다면.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는 질문과도 같군요. 국민들이 당장 눈에 보이는 개발사업을 원하니 후보들도 그런 공약을 내세우게 됩니다. 표를 얻기 위해 건설공약을 남발하는 후보도 있지요. 다음달 중에 국민들을 대상으로 환경의식 설문조사를 실시합니다. 설문에는 「환경보호를 내세우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습니까」라는 문항도 있습니다. 유권자들이 환경마인드를 가진 후보를 선택하기를 기대합니다』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있다면.『영국수상을 지낸 대처를 높이 평가합니다. 그의 전기를 카세트테이프로 들은 적이 있습니다. 강인한 의지와 부드러움을 겸비한 모습을 보고 감명을 받았습니다. 전공(화학)도 저와 같습니다(웃음)』

-미모가 뛰어나 대학시절에 「메이 퀸」이었다는 소문이 있는데.『심지어 제가 미스코리아 출신이라는 말도 들었습니다. 제가 숙대교수출신인데 숙대출신 가운데 저와 이름이 같은 사람이 미스코리아에 뽑힌 적이 있었습니다. 아마 이를 두고 오해한것 같습니다(웃음)』

대담= 김동영사회부차장대우dykim@hk.co.kr 정리= 정정화기자jeong2@hk.co.kr

▶약력

1944년 서울생 경기여고, 서울대 화학과 졸업 미국 버지니아대 이학박사 숙명여대 이과대학 교수(1983년-) 및 이과대학장(1991-1993년) 일본 동경이과대학 객원연구원(1989년) 민주평화통일정책자문위원(1991-1999년) KBS 해설위원(1992-1999년) UNESCO 한국위원회 위원(1997-1999년) 녹색소비자연대 공동대표(1996-1998년) 경실련 환경정의시민연대 이사(1996-1999년)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1999년)기초기술연구회 이사(1999년) 환경부 장관(1999년 6월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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