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제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운명을 거머쥔 독점금지법 위반사건의 1심 마무리 공판이 22일 워싱턴의 연방지법에서 재개됐다.이 공판에서 MS와 미 법무부는 토머스 펜필드 잭슨 주임판사가 지난해 11월 5일 내린 「독점 예비판정」을 놓고 공방을 펼칠 예정이다.
잭슨 판사는 당시 예비판정서에서 『MS측이 윈도 운영체제의 시장지배력을 이용해 소비자와 경쟁기업에 피해를 주었다』고 명시, 최후변론을 명령했다. 아울러 그는 MS와 정부의 화해협상이 타결될 조짐을 보인다면 최종심리를 연기할 수도 있다고 화해를 유도했다.
그러나 지난주말 공판일정 공고 이후로 제7항소법원의 리처드 포스너 판사가 중재하는 양측 협상은 결렬위기인 것으로 풀이됐다.
멀어져간 화해 양측은 이번 공판에 앞서 시카고에서 사활을 건 「포커게임」을 벌여 왔다. MS로서는 최악의 경우 회사분할이라는 극한 처방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
정부 역시 대선 이후 행정부 교체 가능성 등을 우려해 연내 타결을 시도했다. 하지만 독점금지법 전문가인 포스너판사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비공개 협상은 타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측은 MS와 같은 독점기업은 회사분할 등을 통해 이를 저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MS도 보강한 변호인단을 통해 기술혁신의 자유와 정부간섭 배제론을 폈다.
한때 윈도 소스코드 공개 등을 통한 MS의 양보설이 흘러나오기도 했으나 MS는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출시된 「윈도 2000」도 독점적인 소프트웨어라고 보고 추가 기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소송 전망은 1심 판결이후 화해가 성사될 수도 있지만 업계는 『정부의 입장이 워낙 단호해 양측이 쉽게 타협하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 중재협상이 완전 결렬되고 1심에서 MS가 패소하더라도 항소·상고 등을 거쳐 최종판결이 나오려면 2~3년이 걸린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로버트 리탄은 『MS가 길고 긴 법정 싸움을 이겨낸다면 회사분할은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유력 대선 주자인 조지 부시 텍사스 주지사가 가격담합행위 외에는 반독점법 적용을 자제하겠다고 밝히는등 대선정국인 정치권의 기류도 변수다.
MS측의 최근 행보도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빌 게이츠 회장은 저돌적인 스티브 발머사장을 최고경영자(CEO)로 앉히고 경영 2선으로 물러나는 한편 기업내 여러 그룹간 통합을 강화해왔다. 의회로비를 부쩍 강화하고 있는 MS는 공화당 전국위원회에 30만달러를 기부한 반면 민주당쪽엔 10만달러만 냈다.
정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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