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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울대 입시안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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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울대 입시안 걱정된다

입력
2000.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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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당국이 2002학년도부터 추천제 전형으로 모집정원의 80%를 뽑고, 나머지 20%를 특기자 특별전형으로 채우겠다는 새 입시제도의 큰 틀을 밝힌 것은 중등교육 정상화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된다. 입시준비에 모든 것을 다 바치다시피 하는 무한경쟁이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만으로도 사슬에서 풀려난 기분이 느껴질 만하다.이 제도가 가져다 줄 긍정적 변화는 학교공부에 충실해 내신성적을 올리고 교내생활에 좋은 평가를 얻으면 추천입학이 가능해져, 과외공부와 학과성적 올리기 경쟁에만 몰두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이런 변화가 학교 분위기 쇄신에 크게 기여할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또 특별전형 제도는 어문학 과학 예체능 등 특정과목 특기소지자와 불우계층까지 받아들여 다양한 인재양성의 길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오래 기다려온 제도라 할 것이다.

새 제도가 기대와 희망을 갖게하는 한편으로, 몇가지 우려를 자아내는 것도 사실이다. 모든 교사에게 추천권을 주겠다는 방침에는 교사의 위상과 권위를 높여주고 교육정상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측면과, 추천경쟁 과열을 유발할 것이라는 부정적 측면이 있다. 『추천제 입학전형의 비율이 80%로 높아지면 학교당 2~6명으로 제한된 추천인원 제한을 고집할 필요가 없어지고, 추천권을 교장에게 국한해서는 추천제의 의미가 없다』는 서울대 당국의 말은 옳다. 그러나 담임이나 교과담임 교사에게까지 추천권을 주겠다는 발상에는 공정성 담보라는 전제가 반드시 충족돼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수능시험 성적을 지원자격 기준으로만 활용하겠다던 계획을 바꾸어 선발기준으로 일부 활용하겠다는 방침도 수험생들에게 혼란을 일으킬 소지가 있다. 입시제도 개혁의 골간이 대학의 자율성을 높이는 것이라는 점에서 개별대학이 어떤 제도를 택하건 시비의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수능시험 성적을 전형요소에서 배제하겠다는 것은 정부와 서울대측의 일관된 약속이었다.

모집단위를 10개 정도로 줄이겠다는 학부중심 모집방침도 기초학문의 고사를 우려하는 여론이 있으므로 더 세분할 필요가 있다. 여러 대학에서 시행중인 이 제도는 1·2학년말 전공학과 배정 때 인기학과에만 지원이 쇄도하는 부작용 때문에 대학당국의 골칫거리로 등장했다. 최근 한 대학의 표본조사를 보면 원하는 학과 배정이 안되면 자퇴를 불사하겠다는 응답이 50%를 넘었다. 제2의 입시경쟁을 막기 위해서라도 모집단위 광역화는 재고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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