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준 춤 재현공연, 28일 문예회관 대극장 서한국의 20세기 100년간 가장 위대한 무용가는 누구일까. 무용인들은 한성준(1874-1942)을 꼽는다. 그는 우리 민속춤을 집대성해 전통의 맥을 이어준 거인이다. 춤과 장단의 명인으로, 1930년대 서울에서 조선음악음악무용연구회를 설립해 전통춤과 음악을 전수하고 정립했다. 나라가 망해 전통의 빛이 가물가물 사그라들던 때라 그가 아니었다면 우리춤의 뿌리는 없어졌을지도 모른다고들 말한다.
한성준의 춤을 원형 그대로 재현하는 뜻깊은 공연이 28일 오후 6시 서울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태평무보존회(이사장 강선영)가 마련한 이 무대에서, 신선무·승무·검무·태평무·한량무·훈령무·바라춤·장고춤·즉흥춤을 강선영·조흥동·양성옥 등 내로라 하는 춤꾼 40여명이 춘다.
10대 시절 6-7년간 한성준 문하에서 직접 춤을 배웠고 태평무 예능보유자인 강선영(75)은 스승의 춤을 이렇게 회고한다.
『한마디로 앉고 구부리고 서고 하는 게 분명해서 동작의 선이 확실하게 그어졌지요. 무릎을 숙여서 앉았다 일어서거나 한 번 손을 휙 뿌리면 천지가 움직이는 듯 했지요. 그런 무용가가 없어요』
이번 공연에서 만날 춤은 강선영의 기억을 되살린, 반 세기도 훨씬 전의 것이다. 신선무는 요새 우리가 아는 학춤에 신선과 노인이 나오는데 한성준 사후 한 번도 무대에 올라간 적이 없다. 또 한량무는 요새처럼 한량 혼자 추는 게 아니고 한량과 색시, 먹중, 주모가 엮어가는 드라마가 있는 춤으로 강선영이 해방 후 한 두 번 공연했을 뿐이다.
강선영은 『비록 오래된 옛날의 춤이지만, 그때도 우리 춤이 결코 촌스럽지 않고 저렇게 아름다웠구나 하고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02)747-5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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