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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모더니즘 미술을 대표하는 자는 누구인가

입력
2000.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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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기념관서 펼쳐지는 여성미술가 11인의「美와 여성전」한국 모더니즘 회화와 조각을 대표하는 여성작가들은 누구인가. 21일부터 3월 6일까지 백상기념관에서는 「미(美)와 여성」이란 제목으로 한국 모더니즘 미술을 대표하는 여성미술가들의 기획전이 펼쳐진다.

도윤희 박일순 박지숙 신혜경 심경자 원문자 윤미란 정미조 진영선 홍승혜 홍정희씨 등 11인이 각자 독자적으로 추구해 온 감수성, 스타일, 방식, 기법, 형식의 모더니즘 회화와 조각을 보여준다.

전시회를 기획한 유재길 홍익대 교수는 『여성 모더니스트들은 「존재의 본질」과 「생명의 경이」 라는 주제에 가장 주목하고 있었다』면서 『이들은 순수미술의 죽음을 부정하기보다는 고집스럽게 전통과 현대를 접목시키면서 생명을 탄생시켜 나가고 있다』고 여성 모더니스트들을 평가했다.

추상적인 작품이지만 이들은 추상과 이미지의 조화를 통해 자신의 주제를 등장시키고 있다. 도윤희씨나 박지숙씨가 대표적 경우. 도윤희씨는 동식물의 화석이나 현미경을 통해 본 세포분열의 과정을 드로잉하여 생명이라는 주제를 , 박지숙씨는 꽃이나 식물의 생성을 통해 여성이란 주제를 다루고 있다. 진영선씨는 인간의 삶을 주제로 환경문제를 작품 속에서 표현하고 있고, 신혜경씨 역시 같은 주제를 수화(手話) 동작을 조각으로 표현하고 있다.

추상표현에서 여성작가들은 순수성을 갈망하는 조형언어로 자신들이 낭만적 모더니스트임을 알리고 있다. 홍정희씨는 뜨거운 붉은 화면으로 감성적 추상표현을, 박일순씨는 초록색 평면 수직물로 차가운 추상화면을, 원문자씨는 찬분한 모노크롬의 추상을, 윤미란은 반복되는 검정과 흰색의 화면으로, 홍승혜는 사각이나 원의 원색 면들의 배치로, 심경자는 나이테 문양추상화로 아카데믹한 모더니즘을 만들어내고 있다.

유재길 교수는 『여성작가들의 추상이미지는 인간의 겉모습이 아닌 내면을 들여다보게 한다』면서 『자신의 솔직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온건한 모더니스트라고 특징지울 수 있다』고 말했다.

송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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