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공천 후유증을 겪고 있는 한나라당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돈공천」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공천과정에서 주요당직자들과 공천후보 사이에 금품이 오고 갔다는 돈공천 의혹은 공천발표 직후 이기택(李基澤)전총재권한대행과 임진출(林鎭出)의원 등이 이회창(李會昌)총재측에 항의하면서 거론된 바 있다.
당시엔 낙천의 충격으로 격분한 나머지 흘러 나온 「한마디」쯤으로 넘어가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21일 「한나라당 돈공천 진상」이란 괴문서가 나돈데 이어 22일 민주당이 성명을 통해 정식으로 문제를 삼으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특히 당주변에 나돌고 있는 괴문서는 영남지역 공천자 16명이 1억원부터 20억원까지의 「공천헌금」을 당직자들에게 주었다는 명세표까지 수록해 당내에서도 온갖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번지기 시작했다.
당지도부는 22일부터 즉각 진화(鎭火)에 나섰다. 홍성우(洪性宇)공천심사위원장이 기자회견을 갖고 『들어본 적도, 상상한 적도 없다』고 부인한데 이어 하순봉(河舜鳳)총장도 『야당 분열을 꾀하는 세력의 음모』라고 못박았다.
하총장은 특히 『괴문서를 나도 가지고 있다』면서 괴문서를 직접 보여준 후 『공천과 관련, 단 한푼이라도 금전이 오간 사실이 밝혀지면 나 자신의 정치적 진로를 분명히 하겠다』며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광근(張光根)부대변인도 이날 민주당의 공세가 시작되자마자 성명을 내고 『전혀 근거없는 공천헌금설을 들먹이는 작태는 전형적인 정치공작집단의 모습 그대로』라고 맞받아쳤다. 장부대변인은 또 『민주당의 파렴치한 모습은 한나라당을 파괴시키려는 작금의 일련의 움직임 배후를 미루어 짐작케 하고 있다』면서 돈공천 의혹의 진원지로 여당을 지목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