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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날씨방송 '쇼'보다 재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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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날씨방송 '쇼'보다 재밌네

입력
2000.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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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9시 50분 MBC 뉴스데스크. 메인 뉴스가 끝나고 이어지는 방송. 『엄마! 밥줘』 『냉이국이다. 입맛이 도는데』 『봄철에는 양념으로 맛을 낸 돌나물이 새콤달콤해요』 주부 박서원씨 가족의 봄나물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요리 프로그램이 아니다. 날씨와 기상정보를 알려주는 「날씨와 생활」이다.■ 시청률 20%, MBC의 「날씨와 생활」

시청자들이 가장 관심이 많은 기상정보 방송. 그러나 재미가 없었다. 간단하게 예보만을 전달하는 단순하고 평면적인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가을철 프로그램 개편으로 등장한 MBC 「날씨와 생활」은 날씨 보도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를 시작으로 방송사들의 날씨 뉴스도 달라지고 있다.

MBC 「날씨와 생활」은 지난주 인기 드라마 「허준」의 주인공 전광렬을 출연시켰다. 그는 「허준이 처방한 봄철 보약」을 소개했다. 기상 캐스터는 체감온도를 설명하기 위해 직접 오토바이를 몰고 날씨를 전하기도 했다. 단순한 날씨 전달이 아니라 한 편의 「쇼」 같은 느낌이다. 조문기 기상캐스터의 전국 기온분포 설명이 있은 뒤 「내일은 이렇게」라는 코너에서는 날씨에 맞는 패션을 보여준다. 또 「날씨 생활지수」를 통해 불조심, 나들이 등 생활에 밀접한 것들을 수치로 나타낸다.

방송은 5분에 불과하지만 내용과 형식이 일대 변신한 것이다. 5%를 맴돌던 시청률이 20%대까지 상승했다. 인기는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지윤태 과학부기자 겸 PD, 현인아 기상 캐스터 등 9명의 제작진이 온 하루를 매달린다. 임정화 PD는 『날씨를 흥미롭게 전달하기 위해 새벽부터 출근해 인터넷, 기상청 자료,신문, 소설, 드라마, 패션잡지, 시장정보, 길거리의 유행패션 등 다양한 자료를 토대로 내용을 구성하고 멘트를 작성한다』고 말한다.

■ 누가 날씨 프로그램을 만드나

기상정보 프로그램은 보도국의 과학부 기자와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기상 캐스터들이 담당한다. 아침 교양 프로그램이나 라디오의 뉴스 시간은 KBS 이익선, MBC 현인아, SBS 이병희 등 프리랜서나 아나운서 기상 캐스터들이 맡는다. 또한 9시 뉴스 등 TV뉴스 시간에는 과학부기자들이 기상 캐스터로 나선다. KBS 조석준, MBC 조문기, SBS 공항진 기자 등이 기상 소식을 전한다. KBS와 SBS는 1-2분짜리 「기상정보」라는 메인 뉴스시간 코너를 통해 오늘의 날씨와 내일의 기상예보, 그리고 세계각국의 기온 등을 그래픽을 이용해 전달하고 있다.

기상 캐스터는 스타가 되기도 한다. 가장 유명했던 사람은 기상청 예보관 신분으로 TBC에 출연해 좋은 반응을 얻어 MBC에 스카웃돼 30여년 넘게 기상 캐스터로 활동하다 은퇴한 김동완씨다. 전문적인 지식과 용모를 갖춘 일부 남녀 기상캐스터들은 이제 인기인의 반열에 들었다.

■ 기상 캐스터의 하루

KBS 프리랜서 기상 캐스터 한우경. 그녀는 13개월째 활동하고 있다. 오후 5시, 오후 11시 각각 1분 정도씩 2분을 방송하지만 하루를 긴장하며 보낸다. 출근은 오후 2시지만 집에서 인터넷을 통해 기상청정보와 신문에 난 날씨기사, 타방송사 날씨방송을 검색한다. KBS 기상센터에 출근해 1시간 정도 분장한 뒤 그래픽실에 들러 구름사진과 기온 그래픽 제작을 의뢰한다.

멘트를 쓴 다음 5시에 방송에 들어가 1분간 리포팅하고 이후 변하는 기상정보를 체크하고 오후 11시 또 방송한다. 『하루를 투자하고도 예상 날씨가 틀려 시청자에게 항의전화가 오면 눈물이 나요. 그리고 기상 캐스터는 전문직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나 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있는데 이는 분명 잘못된 것입니다』며 기상 캐스터로서 자부심을 내보인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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