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파문으로 한나라당이 내홍(內訌)에 빠져들면서 정치권의 모든 눈이 김영삼(金泳三·YS)전대통령의 입을 바라보고 있다. PK 지역의 총선에서 YS는 태풍의 눈이고, YS의 동선이 곧바로 태풍의 진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한나라당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YS가 자리를 털고 일어나면 지역 전체가 들썩이게 된다. 총선 구도가 송두리째 흔들릴 수 있다.
이기택(李基澤)전총재대행 등 신당 추진세력도 마찬가지. 이들은 이미 『YS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러브 콜」을 보냈다. 부산 민주계 의원들의 촉각도 곤두서 있다. 관망 중인 이들은 YS가 이회창(李會昌)총재와 각을 세우면 곧바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YS는 나흘째 침묵중이다. 부름을 받고 21일 오전 들른 박종웅(朴鍾雄)의원은 『오늘도 듣기만 했다』고 전했다. 바로미터는 박의원이다. 그가 움직이면 YS의 뜻이 정해졌다는 뜻이다. 박의원은 『아직까지 YS의 속을 읽을 수가 없다』며 『(탈당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YS가 한나라당 공천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전날 찾아온 이부영(李富榮)총무에게도 싫은 소리를 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신당에 힘을 실을 것 같지는 않다. 자칫 DJ에게만 좋은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몸을 일으킨다면 무소속 연대쪽이 될 가능성이 높다. 김광일(金光一) 문정수(文正秀)씨 등을 측면 지원하는 방법이다.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부산 의원들까지 연대에 끌어들일 것이냐에 대해서는 민주계 내부에서 관측이 엇갈린다. 총선 전에 이들을 묶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고, 각개 약진시켜 총선 이후를 도모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전자는 야권 분열이라는 여론의 역풍이, 후자는 세 규합의 불확실성이 각각 부담이다.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