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를 하겠다는 건지 안하겠다는 건지.성남시가 일화 프로축구단 유치를 둘러싸고 갈팡질팡하고 있는 가운데 김병량(金炳亮)시장이 프로축구단유치 포기를 시사하는 발언을 해 주민들을 애태우게 하고 있다.
김시장은 최근 시의회 시정연설에서 『현재 논의되는 프로축구단 유치는 단계적으로 시민화합과 자긍심을 높일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며 『대신 종합운동장의 천연잔디구장은 성남을 연고로 하는 여자축구단을 유치, 활용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시장의 이 발언을 두고 체육관계자와 시민들은 일화축구단 유치문제가 최근 종교단체들의 거센 반발로 어려워지자 사실상 포기하는 것이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김시장의 발언이 프로축구단 유치에 반대하고 있는 하키인들과 기독체단체의 예봉을 피하기 위한 눈치보기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시는 지난 해부터 축구단 유치를 위해 8억6,000만원을 들여 성남종합운동장의 인조잔디를 천연잔디로 교체하는 등 의욕적으로 일을 추진해왔으나 이구장을 하키전용구장으로 사용해 온 하키인들의 반발에 부딪혀 난항을 겪어 왔다.
또 기독교단체들도 나서 통일교 계열인 일화구단의 연고지를 성남으로 옮기면 시장퇴진운동도 불사하겠다는 강경입장을 보여 김시장의 운신의 폭을 좁게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화팀은 지난 달 29일 성남종합운동장에 구단사무실을 마련, 본격적인 성남입성채비를 마무리하는 듯했으나 최근 시장의 「이상한」 발언으로 또 다시 유치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당장 내달부터 시즌경기가 시작되는 데 아직까지 시가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가부여부를 빨리 결정해 시민들에게 더 이상 혼란을 줘서는 안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창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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