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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도박도 첨단화

입력
2000.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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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광등에 투시카메라 설치…약품처리 카드로 남의 패 읽어아직도 도박으로 일확천금의 꿈을 꾸는 이가 있다면 정말 정신차려야할 것 같다.

21일 안문학(48·강원 정선군 북면)씨 등 일당 5명을 상습사기도박 혐의로 구속한 강원경찰청은 이들의 첨단화한 장비와 수법에 혀를 내둘렀다.

안씨 등은 우선 「하우스」방 원형 형광등 갓뒤에 50원짜리 동전 크기의 초소형 렌즈가 달린 적외선투시카메라를 달았다. 렌즈가 갓의 전선구멍만큼 작은데다 우윳빛 형광등 커버까지 씌우면 전혀 알아볼 수 없다.

현장에서 100㎙ 떨어진 여관방에서는 일당 2명이 카메라가 보내는 전파를 화상수신기로 받아보며 무선리모콘으로 카메라를 전후좌우로 조작, 마치 내시경 촬영하듯 상대의 카드패들을 샅샅이 읽어냈고, 이들은 이 내용을 카드판에 참여한 일당에게 무선수신기를 통해 「생중계」했다. 이 수신기도 쌀알만해 귓속 깊숙이 넣으면 외부에서 전혀 알아챌 수 없다.

더구나 카드도 이들이 특별주문, 약품처리한 것(속칭 공장목)이어서 뒤집혀 있어도 카메라가 앞면 무늬를 읽을 수 있도록 돼 있다. 이들은 「꾼」들을 훌라카드판에 끌어들여 이 장비로 단 이틀만에 2,000만원을 긁어냈다.

경찰은 『이들의 장비는 구입가만 3,000만원대』라며 『유선카메라를 이용, 옆방에서 패를 알아낸 뒤 같은 편에게 신호해주는 경우는 종종 있으나, 이번 경우는 거의 첩보영화 수준』이라고 말했다.

강릉=곽영승기자

yskwa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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