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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월에 태양풍이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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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월에 태양풍이 몰려온다

입력
2000.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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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예보가 필요하다』. 11년 주기의 태양활동이 3-6월 극대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천문연구원 박영득박사는 『보현산천문대 태양망원경으로 관측한 결과 평소 한 달 1-2회에 불과한 태양폭발이 최근엔 하루 5-8차례로 늘어나고, 흑점 수가 수백개로 늘어나는 등 태양활동이 격렬해지고 있다』며 『5-6월에 가장 왕성할 것』이라고 밝혔다.위성·고압선에 위협적 태양은 쉼없이 폭발하고 에너지를 분출하지만 극대기에 접어들면 흑점 수가 늘어나고 플레어 홍염 등 폭발이 심해진다. 극대기에 일어나는 초대형 플레어는 100메가톤급 수소폭탄 100만개가 한꺼번에 폭발하는 것과 맞먹는 규모다. 이에 따라 태양 대기의 플라즈마입자가 우주로 분출하고(코로나물질 분출), 이를 실어나르는 태양풍이 강해진다. 바로 지구를 위협하는 원인이다.

태양풍은 강한 X선, 감마선 등 고에너지입자를 포함하고 있어 인공위성 안에 있는 컴퓨터 칩이 손상되고, 고공비행을 하는 콩코드여객기 승객은 X레이사진 100장을 찍는 것에 해당하는 방사선에 피폭된다. 또 대량의 전자와 양성자가 몰려오면서 지구의 전리층 밀도가 높아져 통신교란이 발생한다. 지구 자기장에 전자가 붙잡히면 지자기(地磁氣)폭풍이 일어난다. 즉 땅 속 고압선 합선으로 정전이 일어나거나 송유관이 파손될 수 있다. 심장병환자는 심장기능이 저하될 수도 있다. 1700년 태양관측 이래 22번째 극대기였던 1989년 3월 캐나다 퀘벡주에서 정전이 발생해 600여만명이 고통을 받았고, 일본의 위성방송이 30초간 두절된 것은 모두 이 때문이다.

11년전보다 피해 클 전망 박영득박사는 『올해 태양활동은 1989년 수준 이상이 될 것이다. 문제는 인공위성의 숫자와 이용자가 훨씬 많아져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만 해도 우리별1-3호, 무궁화1-3호, 아리랑1호 등 7개의 위성을 보유하고 있다. 1998년 미국은 태양활동에 의한 연간 피해액을 8억-17억달러 정도로 추산했다. 박박사가 한국과 미국의 국민총생산 규모등을 비교해 10년 뒤 우리나라 연간피해액을 추정한 액수는 380억-800억원.

태양풍은 총알보다 수백배 빠른 초속 500-700㎞의 속도로 분다. 빠르면 수분, 보통 2~3일이면 지구에 도달한다. 게다가 주로 새벽녘에 영향이 커 나라별로 시간에 따른 예보를 할 필요가 있다. 즉 태양풍이 심하면 위성의 위치나 선박의 항로를 제어하고 고압선 전압을 낮추는 등 손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전자로 제어되는 탄도탄이 이탈하는 사고도 있을 수 있어 군사적으로도 중요하다.

미국 일본 프랑스 중국 러시아 체코등 10개국(95년 기준)은 「국제우주환경예보센터망」을 운영, 태양활동 예보를 실시한다. 미 국립해양기상청은 흑점수 지자기폭풍확률 등을 인터넷으로 상시 예보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지자기폭풍을 감지하는 자기센서나 태양풍 속도를 측정하는 태양분광기 등 설비조차 크게 부족한 상태다. 천문연구원 관련 인터넷사이트는 www.boao.re.kr/∼yjmoon/mainframe-han.htm

[용어설명]

흑점 태양면에 검게 보이는 점. 한반도 크기부터 지구의 몇배 되는 것까지 있다. 태양면의 대류활동을 보여주는 것으로 극대기에 늘어난다.

코로나 태양의 대기. 태양활동이 활발해지면 코로나가 크고 밝아진다. 플라즈마(뜨거운 전자와 이온이 섞여있는 상태)로 이루어져 있다.

플레어 태양면이 폭발해 분출하는 것.

홍염(紅焰) 태양폭발의 일종. 반원을 그리며 태양면으로 다시 떨어진다.

태양풍 태양으로부터 나오는 플라즈마의 흐름.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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