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공천 학살」에 반기를 든 이기택(李基澤)전총재대행과 신상우(辛相佑)국회부의장 등이 「3월초 창당」을 목표로 신당 꾸리기 작업에 들어갔다. 이전대행과 신부의장 등은 이르면 23일께 신당창당 선언식을 가진 뒤 본격적인 세 규합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이들이 짜고 있는 신당창당의 시나리오는 이렇다. 조 순(趙 淳)명예총재 김윤환(金潤煥)고문 이전대행 신부의장 등 4인이 먼저 움직이면서 낙천의원들을 신당의 깃발 아래 결집시킨다. 이와 동시에 이수성(李壽成)민주평통수석부의장, 장기표(張琪杓)새시대개혁당 대표, 김용환(金龍煥) 희망의 한국신당 대표와의 연대작업을 진행한다.
그런 다음 대구·경북지역은 김고문 책임하에 정호용(鄭鎬溶)전의원 등 구여권 인사들과 자민련 TK의원들을 흡입하고, 부산·경남지역은 신부의장이 나서서 박찬종(朴燦鍾)전의원과 민주계 의원들을 참여시킨다. 영남지역당이란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조명예총재를 당의 얼굴로 앉히되, 1인 보스정당의 한계극복을 위해 집단지도체제를 택한다.
창당실무 작업을 맡고 있는 한 관계자는 『창당방식 등에 관해 4인의 생각이 조금씩 다른 것은 사실이지만 상황자체가 워낙 절박하다』면서 『최대한 이른 시일내에 창당하는 것 외에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속전속결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렇지만 당장 김고문과 신부의장이 「소집」한 21일의 낙천자 모임에 두사람을 포함, 모두 10명의 인사밖에 모이지 않는 등 현실은 이들의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그나마 이날 모임에 참석했던 의원들도 신당과 무소속 연대의 갈림길에서 섣불리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김고문조차 『대구·경북 의원들이 「어차피 무소속으로 당선될 것이니까 당선이후 움직여 달라」고 요구한다』면서 『(네사람중) 누구도 어떤 길로 가자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김고문으로선 대구·경북의원들이 23일 공천자 모임을 갖고 「이회창중심의 단결」을 결의키로 한 것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모임 뒤 발표를 맡은 김영진(金榮珍)의원은 『각자 지역정서가 달라 반응들이 신중했다』면서 『김고문 자신도 신당을 같이 하자고 이야기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게다가 이들이 연대 대상으로 삼고 있는 장기표대표와 이수성부의장도 일정한 선을 긋고 있어 신당창당은 이래저래 넘어야 할 산들이 많은 형편이다.
홍희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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