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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주식 선정보도 문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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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주식 선정보도 문제있다

입력
2000.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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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의 증권관련 기사가 감정적 보도와 과장보도로 일관하고 사회적 파장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장하용(張夏溶·신문방송학과)동국대 교수는 최근 발표한 논문 「증권보도 무엇이 문제인가」에서 신문의 증권기사가 주식투자에서의 성공을 인간승리로 묘사하고 증시현상에 대한 과장된 표현을 통해 실제상황을 호도했다고 주장했다.

논문에 따르면 각 신문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세계적인 갑부 알리드 왕자는 투자의 귀재」(국민일보 1999년 4월15일자) 「새벽 잠 자지 않고 연구한 트래이더가 연봉 20억을 받는다」(조선일보 1999년 11월26일자) 「치고 빠지기로 5개월만에 중소기업체 사장이 1억원의 수익 올렸다」(경향신문 1999년 4월5일자) 등 주식투자 성공신화를 잇따라 보도했다.

특히 코스닥 열풍이 불면서 우리사주를 가진 정보통신업체 직원들의 보유주식의 가치상승으로 갑부가 됐다는 내용을 경쟁적으로 보도함으로써 성공담은 극에 달했다.

논문은 벼락부자가 된 사람들의 기사가 지면을 가득 채움에 따라 사회적인 위화감이 조성됐다고 비판했다.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들조차 왜 이런 일이 자신에게는 일어나지 않는가를 고민하면서 증권회사의 객장으로 달려가거나 사이버 증권거래를 위해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아서 본래의 역할을 잊고 증권투자에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논문은 또 증시기사들은 지나치게 감성적이고 과장돼 있다고 비판했다. 「묻지마 투자」 「쌍끌이 장세」 「주식 모르면 왕따」 「잘 고르면 대박」 등 제목과 기사가 과다한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때문에 증시의 실제현상을 호도할 가능성이 있고 독자들이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논문의 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문은 상업주의적 판단에 따라 주식투자 열풍에 직접 편승하고 있다. 증권면을 늘이고 재테크 섹션을 만들어 지면의 상당부분을 할애하는 것은 물론 증권투자 설명회, 재테크 강좌까지 개최하고 있는 것은 냉철하게 증시를 분석하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야 할 언론의 본래 임무와는 동떨어진 행동이라는 것이다.

논문은 『물론 신문이 증시의 과열과 그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전혀 도외시했다고는 할 수 없다』며 증시 중독증, 대학생의 투자, 증시의 불공정 관행 등에 관한 기사를 대표적인 비판적 기사로 꼽았다. 그러나 이같은 비판기사에 대해 『대안과 분석이라기보다는 단편적 나열에 그쳤다』고 평가했다.

정교수는 『세계 최대의 미디어 그룹 타임워너와 인터넷업체 AOL이 합병했을 때도 신문은 이로 인해 주주들이 얼마만큼의 수익을 올렸는지에 주목한 반면 산업적·사회적 의미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은 후순위를 차지했다』며 『이런 작법이 자칫 경제와 사회 전체를 심각한 상황에 빠뜨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호기자

leeeun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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