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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쓴 행복한 '태교십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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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쓴 행복한 '태교십계명'

입력
2000.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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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뮤지컬 스타 최정원씨가 수중 분만으로 아이를 낳아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그런데 이 장면을 보면 남편이 수영복 차림으로 욕조에 들어가 부인과 산통을 함께 나누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남편이 출산하는 부인의 방에 들어가는 것을 망측스럽게 여기던 것은 옛날 이야기다. 신세대 아빠는 아이 탄생을 인생의 커다란 성취로 여기며 적극 참여한다.탤런트 명로진(34)씨는 지난달 12일 아들 제이를 낳을 때까지의 과정을 꼼꼼히 일기 형식으로 기록했다. 그가 최근 낸 「물속에서 아이를 낳으시겠다구요?」(바다출판사 펴냄)는 남편 입장에서 쓴 수중분만 체험기. 수중분만에 관한 책이 있기는 했지만 필자가 남편인 경우는 처음이다.

신혼 무렵 아이 없이 단둘이서 인생을 즐기며 살기로 약속했으나 「하느님의 뜻」으로 아이를 갖게됐다. 아내의 출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반적인 자연 분만이 아이에게 대단히 폭력적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수중분만을 결심했다.

『그렇다고 수중분만을 예찬하기 위해 책을 쓴 것이 아닙니다. 임산부가 물을 무서워한다거나 감염이 걱정된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겠지요. 중요한 것은 아이를 낳는 방법이 아니라 임신, 출산을 대하는 남편의 자세입니다』

아내의 임신 사실을 알게되자 가장 먼저 한 일은 「임신한 아빠의 십계명」제정이었다. 나는 지금 이 순간부터 뱃속 아기에게 최대한의 애정과 관심을 쏟을 것이다. 나는 아기 엄마에게 절대로 화내지 않을 것이다. 나는 아기 엄마가 먹고 싶은 것을 구해오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나는 내 아이에게 내가 살아온 환경보다 나은 환경을 물려주도록 노력할 것이다. 나는 임신, 출산, 육아에 따르는 모든 고통과 기쁨을 아내와 공유할 것이다 등이 그 요지.

그가 어려움을 이겨내고 십계명을 지킨 결과는 출산 당일의 일기에 기쁨으로 기록돼 있다. 「오전 7시. 아이가 엄마 몸에서 미끄럼타듯 쑥 빠져나오더니 천천히 헤엄치기 시작한다. 아이를 꺼내 아내의 배 위에 올려 놓았더니 녀석은 전혀 울지 않고 멀뚱멀뚱 우리를 번갈아 쳐다본다. 마치 「여기가 내가 새로 살아갈 곳이구나」하는 눈치였다. 세상에, 그건 정말 경이로운 경험이었다」

이 책에는 태교 일기 외에도 태교에 좋은 음식, 믿을만한 수중분만 병원 찾는 법, 태교 음악 등이 실려있다. 명씨는 연세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일간지 기자를 지냈다. /이민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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