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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리더] 국산 신약1호개발 '제약벤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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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리더] 국산 신약1호개발 '제약벤처인'

입력
2000.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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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 생명과학연구원 김대기소장김대기(金大起·44)SK케미칼 생명과학연구소장은 대기업에 속해 있지만 사실상 우리나라의 첫 「제약 벤처사업가」라고 할 수 있다.

김 소장은 9년 4개월여의 노력 끝에 지난해말 국산 신약 1호인 제3세대 백금착제 항암제 「선플라」를 개발, 우리나라 제약사에 한 획을 그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는 우황청심환 같은 전통 국산약은 있었지만 아스피린이나 항암제 등 100%의 제약품이 외국에서 수입된 것들이었다.

김소장이 개발한 선플라는 환자의 고통이 극심하고 위암에 별 효능이 없는 1, 2세대 백금착제 항암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약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가격도 외국제품이 1개월 투여량을 기준으로 200만원 가량하는데 비해 선플라는 40만원 안팎에 불과하다. 선플라는 지난해 9월 출시 뒤 시장적응 단계를 거쳐 현재 월 2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올해안에 중국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김소장은 『우리나라는 근대 제약의 역사가 근 100년이 다 되고, 의약시장 규모도 전세계 10위권이었지만 신약 하나 개발하지 못했었다』며 『무엇보다 국내 신약개발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데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항암제 개발을 주제로 약학박사 학위를 딴 김 소장은 현재 천연물에서 추출한 성분을 이용한 관절염 치료제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서울대 병원에서 발매 직전 단계인 제3상 임상실험이 진행 중이어서 내년엔 시판될 예정이다. 제2세대 비아그라의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흡수가 더디고 효과가 너무 오래가며 심장과 눈에 부담을 주는 비아그라의 결점을 보완한 제품이다. 그는 『앞으로는 유기합성 신약에서 나아가 게놈 프로젝트를 이용한 의약품 개발에도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김소장은 그러나 『정부의 임상실험관련 제도 미비, 환자들의 임상실험 기피현상등「의약 벤처」를 위한 국내 연구개발 환경이 열악한 상황』이라며 이같은 환경개선이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약력

▲56년 부산 출생 ▲77년 서울대 약대 졸업 ▲86년 미국 뉴욕주립대 의약화학 박사 ▲87년 한국화학연구소 선임연구원 ▲89년 선경인더스트리 생명과학연구개발실 책임연구원 ▲2000년 SK케미칼 생명과학연구소장

●나의 취미

스님들이 쓴 책을 읽는 것이 가장 큰 취미다. 다른 책들보다 스님들의 책은 마음을 맑아지게 한다. 법정 스님의 책도 좋아한다. 최근에는 용타 스님의 「마음 알기, 다루기, 나누기」을 읽었는데 큰 감명을 받았다. 내 스스로가 산중(山中) 생활을 동경하고 있다. 바쁜 시간을 쪼개서라도 1년에 3~4권의 불교서적을 읽고 있다. 스님들의 책을 주위에 적극 추천도 하고 있다.

윤순환기자

goodm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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