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와 미디어리서치가 1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주의깊게 살펴봐야 할 부분중 하나는 각 선거구의 부동층이다. 이들의 동향이 선거 결과와 직결된다는 점은 상식이다.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부동층의 특성은 크게 세 가지. 먼저 유권자들이 자신의 선거구에서 어떤 후보가 출마하는 지를 잘 알고 있는 선거구, 즉 후보 인지도가 높은 선거구일 수록 부동층 규모가 적다는 점이다.
후보인지도가 55.2%인 경기 광명이 18.2%, 후보인지도가 65%인 서울 종로가 22.1%인 게 구체적인 예. 반면 인지도가 24.9%에 불과한 서울 강남 갑의 부동층은 27.8%이고 인지도가 30%인 서울 강서을은 34.7%나 돼 대조적이다.
다음으로 한나라당 공천 파동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는 영남지역에서 부동층이 많이 나타난 점도 흥미롭다. 부산 북·강서 을의 26.2%, 경북 봉화 울진의 32.8%가 그 예. 부산은 민주계 다수, 경북은 김윤환(金潤煥)고문의 공천 탈락여파가 미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부산 북·강서 을과 경북 봉화 울진은 민주당이 중량급 후보들을 내세워 「동진」을 시도중이라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부동층의 향후 향배를 가름하는 요인은 지역적으로 서로 다를 수 있다. 수도권의 경우는 각 당 공천자들의 「자기 세일」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에서 후보인지도와 부동층 규모가 역비례하고 있는 상황에 비춰보면 후보들의 자기 알리기 경쟁이 치열해 질 수록 부동표는 줄어들 소지가 크다. 이에비해 영남권에서는 정치 풍향이 관건이다. 한나라당이 공천 후유증을 잘 수습해 계속 영남을 장악하느냐, 아니면 영남권 신당이 출현해 돌풍을 일으키느냐에 따라 부동표는 물론 영남 선거 구도 자체가 달라지게 된다.
/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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