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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로 열가지 생각하는 창의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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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로 열가지 생각하는 창의력

입력
2000.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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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어린이에게 놀이는 그 자체가 즐거움이지만 놀이 과정에서의 교육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나는 주형이가 한가지 놀잇감으로 창의성을 발휘해 다양하게 놀도록 배려하고 있다.

한 번은 냄비를 갖고 노는데 뚜껑에 조그마한 구멍을 발견하고는 신기해 했다. 주형이는 방안의 여러 가구들을 뒤적거리더니 밥통에도 구멍이 있고, 국자 끝에도 구멍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심지어 주형이는 산에 올라 갔을 때 개미굴 구멍을 발견하고 『이것도 구멍이네』하며 놀라워 했다.

이럴 때 좀 더 많은 사실을 알려주어야 할 것 같았다. 내가 『주형아, 그런 구멍만 있는 게 아니야.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우리 피부에도 아주 작은 구멍이 송송 뚫려 있단다』하며 설명하자 주형이는 아주 신기해하며 듣는 것이었다.

주형이는 내 허리띠를 물 뿌리는 소방 호스로 활용해 소방관 놀이를 하고, 머리 위에 두세번 겹쳐놓고 왕관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허리띠를 이리저리 구부려 숫자도 만들어 보고, 바닥에 길게 늘여놓고 뱀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나는 이런 주형이를 보면서 내심으로 가슴뿌듯하다. 나 역시 어린 시절 주형이와 비슷한 버릇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가지 사실을 그 자체만이 아니라 다른 현상과 연관시켜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은 지금 생각하면 나의 성장에 많은 도움이 됐던 것 같다.

난 지금도 시장이나 백화점에서 핸드백을 보았다면 물건을 담는 기능성의 측면으로도 보는 것 외에 저건 어느 친척이 좋아하는 스타일이니까 미리 사두어야지 하고 생각한다. 그래서 난 친척 생일에 마음에 쏙 드는 선물을 주어서 기쁘게 한다.

난 우리 사회가 학벌보다는 창의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 기쁘다. 그리고 자녀의 창의성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모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김숙경·육아정보지 「보금자리」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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