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00 불붙은 미대선]19일 실시된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조지 W 부시 텍사스주지사가 대승을 거둔 것은 경쟁자인 존 맥케인 상원의원의 「뉴햄프셔돌풍」을 일단 잠재우고 선두주자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미 현지언론들도 일제히 부시가 뉴햄프셔의 불길이 남부지역으로 번지지 못하도록 「방화벽」을 쌓는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자신의 근거지인 텍사스로부터 동생 제프가 주지사를 맡고있는 플로리다에 이르는 이른바 「남부벨트」는 공화당 보수주의의 적자임을 자임하는 부시의 홈그라운드. 때문에 남부벨트의 일원인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패할 경우 부시는 대통령감으로서의 「자격」에 자칫 치명타를 입을 뻔했다.
부시는 이번에 두자리수가 넘는 큰 차이로 승리함으로써 이같은 우려를 일거에 불식시키는데 성공했다. 이번 선거는 정통공화당원과 보수주의적인 기독교신자들이 부시의 지지층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출구조사결과 부시는 공화당원들로부터 3분의 2가 넘는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승리를 거두긴 했으나 부시측은 이번 「전투」에서 적지않은 출혈을 감수해야했다. 필승의 압박감때문에 부시측은 350만달러가 넘는 엄청난 선거자금을 투입했다.
실제로 이곳의 공화당등록 유권자들은 부시측으로부터 2통이상의 홍보물과 전화공세를 받았다. 또한 부시는 맥케인측의 「비방중단」선언에도 불구, 「네거티브공세」를 지속함으로써 여론의 따가운 질책을 받았다. 이 때문에 부시측이 5%포인트 내외의 근소한 승리를 거두었을 경우 「상처뿐인 영광」이라는 비난을 받을 뻔했다고 언론들이 지적했다.
한편 맥케인측은 패배에도 불구하고 치명상을 입지는 않았으나 득표율이 두자리수 이상으로 벌어짐으로써 당장 사흘후에 치러질 애리조나와 미시건주의 예비선거에서 필승을 거두어야할 입장이다.
맥케인은 뉴햄프셔에서 톡톡한 효험을 본 공회당집회를 강행하며 사우스캐롤라이나의 곳곳을 누볐으나 남부 특유의 두터운 보수주의의 장벽을 넘는 데 실패했다.
하지만 맥케인은 자신의 고향인 애리조나와 중북부의 표심을 엿볼 수 있는 미시건주에서 모두 부시를 앞서고 있어 곧바로 전세를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점을 감안할 때 공화당 후보경선은 결국 3월7일의「슈퍼화요일」이 끝나봐야 최종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슈퍼화요일에는 캘리포니아(162명), 뉴욕(101명), 오하이오(69명), 조지아(54명) 등 메이저주들을 포함 13개주에서 한꺼번에 예비선거 또는 코커스가 실시돼 공화당 후보지명에 필요한 1,034명의 절반이 넘는 602명의 대의원이 선출된다.
그러나 메이저주의 경우 부시 우세지역이 대부분이어서 뉴햄프셔에서와 같은 또다른 계기가 주어지지 않을 경우 슈퍼화요일에서 부시가 승리를 거둠으로써 공화당경선이 사실상 막을 내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컬럼비아(사우스 캐롤라이나주)=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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