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미대선] SC예비선거 20일 실시「켤코 져서는 안 될 싸움」
19일 실시되는 사우스캐롤라이나(SC)예비선거는 이제 미 대선 공화당후보경선의 초반판세를 가름할 뜨거운 이벤트로 떠올랐다. 당초 SC예비선거는 지난 1일의 뉴햄프셔예선과 전체 대의원 2,066명의 3분의 1에 가까운 대의원(602명)을 선출하는 「수퍼화요일(3월7일)」을 이어주는 징검다리 정도로 여겨졌다.
그러나 존 맥케인상원의원이 득표율 격차가 18%포인트나 되는 「뉴햄프셔대첩」을 거둔데 이어 이를 발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SC의 선거결과에 따라 맥케인의 뉴햄프셔 돌풍이 「거품」에 불과한지, 아니면 부시를 패배시킬 수 있는「대항마」인지 여부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만약 SC에서 부시가 이긴다면 맥케인의 기세는 주춤할 것이다. 그러나 또다시 맥케인이 승리를 거둔다면 부시는 자칫 만회할 수 없는 치명타를 입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SC에서의 판세는 부시가 한달전만해도 20여%포인트 이상이나 앞섰으나 뉴햄프셔 예선이후 맥케인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대혼전을 벌이고 있다.
LA 타임스의 14일 여론조사에 따르면 부시가 42%대 40%로 맥케인을 약간 앞섰으며 갤럽이 15일 공개한 조사에서는 부시가 49%대 42%로 역시 맥케인을 눌렀다. 그러나 SC지역신문인 포스트 앤드 쿠리어(P&C)가 17일 발표한 조사에서는 부시와 맥케인의 지지율이 45%대 42%로 좁혀든 것으로 나타났다.오차범위가 3-5%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우열을 가리기 힘든 형국인 셈이다.
따라서 선거의 최종결과는 지지정당을 밝히지 않은 무당파와 부동층의 향배및 투표율 등 몇가지 변수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관심을 끄는 부분은 부동층및 무당파의 동향이다. LA 타임스 조사에 따르면 부시는 공화당원 응답자 사이에서 55% 대 30%로 맥케인을 크게 앞섰지만 맥케인은 민주당원 응답자로부터 부시를 58% 대 24%, 무당파 응답자에서는 46% 대 36%로 우세를 보였다.
SC 예비선거에서는 공화당 규정상 비당원도 투표가 가능하도록 되어있어 이날 민주당원들이 대거 투표에 참가할 경우 맥케인이 크게 유리하다.
때문에 맥케인 진영은 막판에 무당파는 물론 민주당원의 투표를 독려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맥케인은 뉴햄프셔에서도 무당파의 압도적 지지로 대승을 거둔 바 있다. 또한 이같은 이유때문에 투표율도 승패에 큰 관련이 있다. 무당파등의 참여가 늘어 투표율이 높아지면 맥케인측에 단연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주의운동가 게리 바우어가 16일 맥케인지지를 선언한 점도 변수다. 바우어는 아이오와코커스에서 9%의 지지밖에 얻지 못했지만 그가 주창해온「정통보수주의」지지세력도 만만찮다. 특히 보수성향이 유난한 SC의 특성상 바우어의 가세는 전통적 보수층으로부터 높은 지지를 얻고있는 부시에게는 적지않은 타격을 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밖에도 40만명이 넘는 재향군인회의 표심도 주시대상. 월남전 포로출신인 맥케인은 여론조사결과 제대군인들로부터 50% 대 35%로 우위를 보이고있다.
현지의 정치분석가들은 이같은 점을 토대로 여론조사에서의 근소한 열세에도 불구, 맥케인의 막판 선전에따라 전세가 뒤집혀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있다.
콜럼비아(사우스캐롤라이나주)=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대선주자들 부인 '내조경쟁'
미 대통령선거 후보지명전이 가열화하면서 차기 백악관 「안방 마님」이 될 후보 부인들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유력 후보들의 면면이 4인4색이듯 부인들의 외조스타일도 각양각색이어서 흥미를 더한다.
이중 각광을 받고 있는 후보 부인은 공화당의 경우 존 맥케인 상원의원의 부인 신디와 민주당은 앨 고어 부통령의 부인 티퍼여사이다.
신디 맥케인 화려한 외모에다 약물중독증을 극복한 흥미로운 경력이 밝혀지면서 남편 못지않은 인기를 끌고있다. 뉴햄프셔에서 맥케인이 공회당집회로 대성공을 거둔 이면에는 헐리우드 배우 뺨치는 그의 실물을 보기위해 몰려든 젊은 유권자들 덕분이라는 평이 나올 정도.
부랑아 보호 등 사회활동에도 열심인 신디는 그러나 유세기간중에는 항상 남편 뒷켠에서 조용한 미소를 짓기만해 후한 점수를 받았다. 이미 3남매를 둔 이혼남 맥케인과는 1980년에 결혼, 3남매를 둔 데 이어 1991년에는 마더 데레사보육원에서 방글라데시 소녀를 입양해 키우고 있다.
티퍼 고어 신디에 비해 티퍼 고어여사는 보다 활동적이다. 이미 8년째 부통령 부인을 지낸데다 2번의 대선을 치러본 경력의 티퍼는 유세때마다 남편 소개를 도맡아 언론들로부터「치어리더 티퍼」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자주 밝은 웃음을 터뜨리고 각종 스포츠에도 만능인 건강미인으로 수더분한 성격까지 갖춰 인기만점이다. 고어 부통령과는 고교졸업파티에서 만나 1970년 결혼했으며 장녀인 커리나가 지난해 독립기념일날 득남을 해 할머니가 됐다.
로라 부시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텍사스주지사는 텍사스 토박이인 로라와 1977년 연예 결혼을 했다. 로라는 다년간에 걸친 남편의 정치활동에도 불구하고 대외활동은 자제하는 이른바 조용한 내조형이다. 남편의 유세현장에 더러 동행하긴하나 연단에 오르는 것조차 삼갈 정도. 교사출신답게 교육문제에 관심이 많으며 빈민촌 도서관 장서 확충사업에 열심이다. 부시와는 쌍둥이 자매를 두고있다.
어네스틴 브래들리 민주당 빌 브래들리 전 상원의원의 부인 어네스틴은 언론에 거의 노출되지 않았다. 독일출신으로 현직 교수인 어네스틴은 남편의 출마의사가 굳어진 지난해 5월 몬클레어주립대를 휴직하고 내조에 나섰으나 개인 일정을 챙겨주는 정도다.
1974년 브래들리를 만나 재혼했다. 아버지가 2차대전때 나치에 연루된 혐의로 한때 포로생활을 했던 전력이 드러나 화제가 되기도 했으나 나치와 직접 관련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민출신답게 소수민족문제에 관심이 많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