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단행된 민주당 공천자 발표는 각 선거구마다 엇갈리는 희비만큼이나 무수한 뒷얘기를 남겼다. 민주당 공천의 핵심포인트였던 386 신진그룹의 수도권 전진배치 구도중 막판까지 문제가 됐던 지역은 서울 동작갑. 당초 경합설이 나오던 관악갑의 이훈형(李訓平)의원은 실제로는 일찌감치 내정된 상태였기 때문에 이 지역에 거론되던 이철상(李澈相)전서울대총학생회장과 금융전문가 이승엽(李承燁)씨가 동작갑에서 맞붙게 됐다. 공천심사특위와 양 당사자간의 삼각 「핫라인」이 가동된 결과, 16일 밤 12시께 이철상씨가 『먼저 영입된 선배에게 양보하겠다』고 물러서 최종 조정이 이뤄졌다.서울 동대문을의 허인회(許仁會)전고대총학생회장은 16일 오전 느닷없이 당에서 김진호(金辰浩)전합참의장을 대입해 ARS여론조사를 실시하는 것이 확인되는 바람에 끝까지 마음을 졸였다. 인천의 386세대인 계양 송영길(宋永吉)변호사도 16일 밤늦게 까지 백방으로 뛰다가 17일 아침에야 가슴을 쓸어내린 경우다. 영입파 서정화(徐廷華)의원과 영입인사인 박상은(朴商銀)대한제당부회장이 맞서 있던 중·동·옹진이 서의원쪽으로 기울어지면서 박부회장의 계양 투입설이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 지역 재선에 이어 두번째로 공천경쟁에서 쓴 맛을 본 박부회장에 대해선 비례대표 배려설이 나온다.
특위위원들은 막판 영입인사인 유필우(柳弼祐)전인천정무부시장을 놓고 인천 남갑과 남동을 사이에서 고심했으나 유전부시장이 인천의 「차세대 주자」임을 감안, 선거전략상 본인의 희망대로 남갑에 낙점했다. 서울 구로갑에 거론되던 박병재(朴炳載)전기아자동차부회장은 당초 희망지인 광명이 아니면 『생각이 없다』며 지방으로 피신하기도 했다.
조영상(曺榮祥)변호사가 공천신청 지역인 부천원미을에서 부천소사로 바뀌어 공천된 배경도 흥미롭다. 원미을 터줏대감인 배기선(裵基善)전한국방송광고공사사장이 『조변호사가 무소속으로 나오면 둘다 힘들어진다』며 배려를 요청했고 당이 이를 받아들였다는 후문이다. 강원 강릉의 경우는 황학수(黃鶴洙)의원과 정치적 상하관계였던 최각규(崔珏圭)전강원지사가 황의원의 「자구 활동」을 독려하기까지 했으나 결국 지역민심에 따라 최전지사가 공천됐다.
「호남 물갈이」팀은 한화갑(韓和甲)지도위원의 「지도」로 연초부터 여론조사 등 작업을 시작했다는 얘기가 설득력있게 흘러 나오기도 한다. 동교동계인 최재승(崔在昇)의원의 탈락은 공천과정에서 「저승사자」로 통한 권노갑(權魯甲)고문을 통해 13일 이미 통보됐다는 설도 있다.
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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