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한국의 증권시장간 동조화(동반등락) 현상이 심화하는 가운데 미국경제의 「경착륙(硬着陸·급격한 경기하강·hard-landing 또는 crash-landing)에 미리 대비해야한다는 주장이 정부내에서 제기됐다.재정경제부는 17일 「미국과 한국 주식시장 동조화 현상」분석 보고서를 통해 미국경제가 주가급락으로 경착륙 상황이 발생할 경우 우리도 주가급락, 수출감소에 따른 외자유입감소, 환율절하 등 동반 경착륙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즉, 주식시장의 지나친 외부민감성으로 인해 국내 경기요인과는 관계없이 외적 충격으로 위기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경착륙이란 완만한 경기하강을 뜻하는 연착륙(軟着陸·soft-landing)의 상대적 개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98년10월부터 종합주가지수와 미국 다우지수간 동조화 현상이 뚜렷해지기 시작했다. 성장 물가 금리 등 다른 실물·금융변수에서는 동조화 징후가 없는데 반해 유독 주식시장만 함께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재경부는 이같은 동조화의 원인으로 첫째, 전세계를 대상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국제 기관투자가들이 세계증시가 상승(또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각국의 주식투자비중을 동시에 확대(또는 축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세계증시가 동반 등락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 외국인투자자들이 국내에서 주로 거래하는 종목비중은 시가총액의 20%에 불과하나 대부분 우량대형주에 집중되어있어 실제 주가영향력은 60%에 달한다는 것이다.
셋째, 국내투자자들의 외국인 투자패턴 모방심리 특히 나스닥을 코스닥의 방향타로 삼으려는 투자심리를 지적했다. 넷째, 양국 모두 첨단정보통신산업주식의 영향력이 커져 주가가 함께 등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재경부는 주가뿐 아니라 경기 경착륙까지 동조화하는 것을 막으려면 외국인투자자금이 가급적 장기직접투자로 몰리도록 하고 주식과 채권시장에 골고루 유입되도록 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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