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의 비중 있는 두 소설가인 김성일(60), 최인호(55)씨가 각각 종교를 주제로 한 대하장편소설과 묵상집을 출간했다.김씨의 「동방」(홍성사 발행·전5권)은 동방의 역사를 기독교적 시각으로 풀어낸 역작이다. 「홍수 이후」(1990년)에서 노아홍수 이후 동쪽으로 이주한 사람들의 경로를 추적하면서 한민족의 기원을 더듬었던 김씨는, 「동방」에서 그 이후의 역사를 독특한 역사관과 상상력으로 재구성했다. 작가는 학계의 가야시대 아유타국 공주를 통한 한반도 기독교 유입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가야가 동방 기독교 신앙의 맹주이며, 삼국시대의 역사를 신앙적 갈등의 문제로 파악한다. 방대한 사료를 동원한 치밀한 연대기적 구성에다 미스터리를 가미한 추리소설적 긴장으로 독자를 이끌어 간다. 김씨는 서울공대 1년생이던 1960년 등단, 김승옥 김현 등과 「산문시대」 동인으로 활동했으며 대우중공업 이사를 지낸 특이한 경력의 작가. 주로 신앙 관련 작품을 써왔다. 「동방」의 완간기념 강연회가 18일 오후 2시 한국교회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다.
최인호씨의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여백 발행)은 동서고금의 철학, 문학, 미술, 음악작품이나 예술인들에 얽힌 일화를 통해 가톨릭 신앙에 대한 이해를 도우는 77편의 종교수상 모음이다. 1998-99년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발행하는 「가톨릭 주보」에 연재돼 종교인들의 절찬을 받았던 에세이.
최씨는 특유의 이해하기 쉽고도 다감한 문체로 성서의 구절들에 대한 나름의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다. 자신이 직접 겪었던 일화나,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한용운의 「님의 침묵」 시구 등 예술작품을 통해 성서의 말씀과 그 현재적 의미를 눈앞에 와닿을듯이 생생하게 펼쳐보이고 있다.
하종오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