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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별 과소비' 기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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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별 과소비' 기현상

입력
2000.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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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고소득층은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 소비를 하며, 중산층은 이들을 「모방」하고 저소득층은 아예 「자포자기」심정으로 과소비 대열에 끼어든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대우경제연구소는 17일 「소득불평등의 심화에 따른 소비의 왜곡현상」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외환위기 이후 중산층이 붕괴되면서 소득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으나 소비지출의 계층간 차이는 오히려 적어지고 중저소득층의 고소득 모방 소비가 커지는 등 국민 전체의 소비성향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모방소비행태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외식」소비의 계층간 불평등지수가 크게 낮아져 소득수준에 관계 없이 많은 지출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계층별로 소비의 소득탄력성을 분석한 결과 「과시소비 계층」인 고소득층 소비의 소득탄력성(최저 _5에서 최대 20기준)은 4.6으로 상당히 높았으며, 저소득층도 소비의 소득 탄력성이 16.1에 달해 「자포자기형」의 실망소비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원래 소득 불평등이 심화하면 소비 불평등도 심해지는 정비례 관계가 성립하지만 국내에서는 단기적으로 소득불균형이 심해져도 소비지출은 오히려 확대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고소득층은 자신의 경제 사회적 존재를 과시하기 위해 고급 승용차와 고급 가구 다이아몬드등 값비싼 제품을 더 많이 구입하고, 일부 부유층이 시작한 과시적 소비를 중산층 사람들이 흉내내면서 사회전체로 확산되고, 저소득층은 『아무리 일해봐야 소용없다』는 절망감으로 하루하루 소득을 생필품 구입에 모두 충당하는 「실망소비」를 하게된다는 분석이다.

대우경제연구소는 『소득분배의 개선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소비시장의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빨리 올 수 있으며, 기업들은 지나친 공격적 마케팅보다는 소비시장의 특징적 변화를 예의 주시하면서 제품수급을 조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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