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공천 내역은 여권의 권력구도에 새로운 흐름이 형성되고 있음을 알리는 징표로 해석된다. 우선 구야당시절 주류·비주류, 정권교체후 신·구주류간 구분이 상당 부분 희석됐다. 국회의원 예비후보랄 수 있는 공천자의 절반가량이 외부 영입인사들로 채워졌기 때문이다.서울에서만 전체 공천자의 40%이상이 새로운 얼굴이고 경기도도 공천확정자의 42%가 정치 신인들이다. 이들은 대부분 여권 실세들이 장악하고 있는 통로를 거치지 않고 핵심부의 직할팀에 의해 발탁됐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직할 통치 시스템이 강해졌다고도 볼 수 있다.
물론 당의 주축을 이룰 호남의 경우는 약간 다르다. 재공천이 확정된 현역 의원 18명이 모두 직·간접적으로 실세들의 영향권아래 있다. 하지만 이 지역의원수가 15대에 비해 8명이나 줄어들고 현역 의원 절반이 교체된 게 변수.
실제로 실세들이 이번 공천에서 거둔 개인 「성적표」는 그리 화려하지 않다. 가장 나은 경우는 권노갑(權魯甲)고문으로 직계인 국창근의원이 공천을 받지 못한 대신 또다른 핵심측근인 이훈평(李訓平·전국구)의원이 서울 관악갑에서 공천을 받았다. 서울 은평 을의 이석형(李錫炯), 담양 장성 곡성의 김효석(金孝錫), 나주의 배기운(裵奇雲)공천자도 권고문과 가깝다. 한화갑(韓和甲)지도위원은 처가 인척인 정철기(鄭哲基)씨가 광양·구례에서 공천을 받았다.
남궁석(南宮晳) 이상룡(李相龍) 전장관의 출마도 그가 이끌어 냈다. 한광옥(韓光玉) 청와대비서실장은 고향인 전북지역 의원들의 재공천에 도움이 됐다는 소문. 그러나 직계인 윤호중(尹昊重)씨의 구리 공천은 보류됐다. 김중권(金重權)지도위원은 영남 지역에서 영향력을 행사했고 정균환(鄭均桓) 총재특보단장은 수도권 영입을 사실상 총괄 지휘, 「잠재력」을 평가 받았다.
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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