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31일만 되면 컴퓨터 시스템을 모조리 파괴하는 「웜바이러스(Worm Virus)」가 중학생에 의해 국내 최초로 제작·유포된 것으로 밝혀져 경찰청이 17일 「사이버테러 경보1호」를 발령했다.이번에 제작·유포된 「화이트(White) 바이러스」는 사이버테러형 웜바이러스의 일종으로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10만여대의 컴퓨터 시스템을 파괴했던 「멜리사 바이러스」보다 훨씬 더 큰 전파력과 파괴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이날 전자메일을 통해 감염, 확산돼 컴퓨터의 자료와 프로그램을 무차별적으로 파괴하는 화이트바이러스를 만들어 지난달 31일부터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유포시킨 서모(15·충북 H중 2년)군을 붙잡아 범행일체를 자백받았다.
서군이 만든 화이트바이러스는 국내 네티즌들이 빈번히 찾는 유명 홈페이지에 「윈도우 98 A+ 입니다」 「CD속도를 올려줍니다」 등 유용한 프로그램인 것처럼 위장돼 다운로드를 받은 컴퓨터가 1차 감염된다. 이 바이러스는 1차 감염 컴퓨터 시스템에 입력된 모든 전자메일 주소를 찾아 스스로를 메일의 형태로 복제한 뒤 그 주소로 자동 전송하게 되며 메일을 열면 2차 감염된다.
컴퓨터에 침입한 화이트 바이러스는 내달 31일 처음으로 활동을 개시, 감염된 컴퓨터 시스템의 하드디스크를 파괴하게 된다. 경찰은 화이트바이러스를 다운로드받은 네티즌이 최소 500명 이상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전자메일을 통한 2차 감염자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정확한 숫자를 파악할 수 조차 없을 정도라고 밝혔다.
양근원(梁根源) 사이버수사대장은 『컴퓨터 사용자들은 백신프로그램을 이용해 시스템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출처가 분명치 않은 메일이 도착하면 개봉전 즉시 삭제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당부했다.
배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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