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공천명단에 대해 그런대로 기본점수는 땄다는 평가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하다는 평가도 있다. 한마디로 민주당 공천은 「낙제점은 면했으나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그래선지 일부 공천자에 대해서는 자질이나 도덕성의 면에서 회의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공천자 명단에 정치발전에 기여할 만한 신진기예가 포함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들에게 거는 기대는 그 나름대로 크다 할 것이다.
민주당 공천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아쉬움을 갖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물갈이 폭을 대폭 축소시켰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민주당이 정치개혁을 위해 참신한 인물을 되도록 많이 정치권에 등장시키려 했다면, 어느 지역보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호남에 새로운 인물을 많이 공천하는 것이 순리이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텃밭에는 옛사람을 많이 공천하고 오히려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도권에는 신진인사들, 특히 젊은 세대를 많이 공천했다. 이같은 공천구도에 대해 일부에서는 인적자원의 편향성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새겨둘만한 지적이다. 실제로 민주당은 영남권의 여러 지역에서 아직도 공천자를 확정짓지 못하고 인물난을 겪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수도권에 젊은 층을 대거 투입 함으로써 집권당의 체질개선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 시각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다음으로 아쉬운 것은 재공천된 인사들중에 집권당의 개혁의지를 의심할만한 인물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몇몇 인사들은 전문성이라는 측면보다는 애당심, 이른바 충성심의 잣대에 의해 공천됐을 것이라는 얘기들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충성심이 있는 것은 좋지만 그런 사람들때문에 국정에 기여할만한 인재가 탈락 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밖에도 공천의 배경을 놓고 추측이 무성한 인물들이 더러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마도 수뇌부 또는 그 인맥과의 사연(私緣)이 공천에 결정적 역할을 하지않았나 추측된다. 이런 얘기들 때문에 집권당 공천의 투명성·객관성등에 흠결이 있는 것으로 비쳐지고, 공천결과에 대해 승복할 수 없다는 식의 주장이 나오는 것은 유감스런 일이다. 민주당이 시민단체가 반대한 사람들 여러명을 공천에 포함시킨 것도 귀추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정당이 공천한 사람들에 대해 개개인 평가할 수 는 없다. 다만 새천년의 첫 국회에 국정을 돌보겠다고 나선 사람들이니 잘 할 것이라고 기대를 거는 수 밖에 없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고 판단된다면 표를 안찍으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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