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술로 개발된 3D(3차원 입체)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TV에서 처음 방송된다. KBS2 TV는 18일 오후 5시 55분 첫방송을 시작으로 매주 금요일 「삐까뽀 친구들」을 방송한다. 지난해 9월 단편 「붕가부」가 국산3D 애니메이션으로 첫 선을 보이긴 했지만, 시리즈물로는 이번이 처음이다.「토이스토리」로 대표되는 3D 애니메이션은 첨단 컴퓨터 그래픽 기술로 평면적 화질에 입체감을 주어 뛰어난 사실감과 질감을 연출하는 애니메이션이다. 화려하면서 생생한 영상은 영상 이미지의 지평을 한 차원 넓혀놓았다.
20분물 13부작으로 제작된 「삐까뽀 친구들」은 「토이 스토리」로 비슷한 내용이다. 「토이 스토리」가 집안의 인형들을 캐릭터화해 우정과 갈등의 드라마를 엮어낸 반면, 「삐까뽀 친구들」은 집안의 가전제품을 의인화했다. 휴대폰 「빅토」와 「세라」, 삐삐 「똘이」와 「예삐」, 스탠드 「미스 탠디」, 밥통 아줌마 「뜨끈이」, 청소기 「큼큼이」, 컴퓨터 「시컴맨」, 전자계산기 「수리」 등 귀엽고 재미난 가전제품 캐릭터들이 다양한 에피소드를 만들어간다.
컴퓨터 「시컴맨」이 컴퓨터 바이러스에 감염돼 고장이 나면서 악당으로 변한다. 예전에 주인의 사랑을 받았지만 새로 등장한 휴대폰 빅토가 주인의 사랑을 독차지하자 시컴맨이 부하 수리와 함께 빅토를 괴롭히는 등 갈등을 일으키지만 빅토의 지혜로 다시 화합을 찾는다는 내용. 권선징악적인 교훈적 내용 뿐 아니라 가전제품의 사용법을 알려준다는 교육적 효과까지 염두에 두었다.
「삐까뽀」는 엿본다는 뜻의 「Peek」에서 나온 말. 가전 제품을 통해 세상을 엿본다는 의미로 캐릭터 전체를 포괄하는 이름이다.
제작사는 에펙스 디지털. 건축 시뮬레이션과 영상홍보 일을 해오다 애니메이션 사업에 발을 내딛어 이번에 첫 작품을 내놓았다. 제작기간은 1여년. 총 제작비는 10억원이 들었다. 제작사는 후속편 제작도 계획중이다.
에펙스 디지털의 심상명 이사는 『우리나라가 애니메이션 산업의 하청국으로 머물러 있는 현실에서, 이번 작품이 3D 애니메이션 산업 발전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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