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가톨릭과 함께 세계 기독교의 3대 축인 정교회(正敎會)의 한국 선교가 17일로 100주년이 됐다. 한국정교회는 27일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 있는 성 니콜라스 대성당에서 바르톨로메우스 세계총대주교의 집전으로 성찬예배를 올리는 것을 시작으로 다채로운 선교 100돌 기념행사를 펼친다.28일 파주시 용미리 정교회묘지에서는 6ㆍ25 때 납북된 알렉셰이 김의한 신부의 추모비 제막식이 거행되며, 3월 1일 부산 대청동 성모희보성당에서는 개축 입당식을 겸한 선교 100주년 기념축제를 마련한다. 6월 25∼30일에는 서울 대성당에서 「정교회와 샤머니즘」을 주제로 러시아, 영국, 알바니아 등의 사제와 신학자들이 참여하는 국제종교회의가 열린다. 선교 100년의 발자취를 담은 사진집과 CD도 출간될 예정.
교무국장 나창규 신부는 『지금까지는 예배공간 확보와 지도자 양성, 예식서 발간 등 기본적 토대 마련에 힘썼으나 앞으로는 선교에 더 무게를 둘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교회는 이에 따라 올해 안으로 서울 대성당 신학원을 그리스 데살로니카 신학대학 부설 신학원으로 승격시키고, 사이버공간·문서선교 및 교육사업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한국정교회는 1900년 러시아 공관이 있던 서울 정동에 러시아 신부가 파송돼 와 성당이 건립되면서 역사가 시작됐다. 그러나 러·일전쟁으로 선교단이 철수하고 볼셰비키 혁명 이후 선교부마저 폐쇄, 사실상 명맥이 끊기고 만다. 이후 6·25 당시 유엔군 일원으로 참전한 그리스 종군사제 안드레아스 할키오플로스 신부의 노력으로 재건돼 정동성당의 재산권을 되찾아 1968년 비잔틴 양식의 서울대성당을 건립했다. 현재는 1975년 그리스에서 파송된 소티리오스 트람바스 주교가 한국정교회를 이끌고 있다. 서울, 부산, 인천, 전주, 양구에 이어 최근 일산에 성당이 봉헌됐으며 가평에 수도원 1곳이 있다.
전세계의 정교회 신도는 2억 2,300만여명에 이르며 국내 신도는 2,300여명. 정교회는 동방(비잔틴)교회로도 불린다. 「가톨릭(Catholic)」이 보편적이란 뜻을 지녔다면 「정교회(Orthodox)」는 정통교회란 의미로 주로 러시아를 비롯한 동구권과 그리스 등지에서 번성해왔다. 4세기에 만들어진 예식서를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으며 성찬예배 절차도 엄격하다. 신상(神像)을 새기지 말라는 십계명에 따라 예수상이나 성모상을 만들지 않고 성화(聖畵)나 스테인드 글라스만을 허용한다. 세례의식도 초대교회처럼 온몸을 물에 담그는 침례의식을 지키고 있다. 그레고리오력을 따르지 않고 BC 46년 시저가 채택한 율리우스력을 고수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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