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성장산업의 간판격인 전자·정보통신 업계가 세계시장 1위를 넘보고 있다. 이미 상당수 품목에서 시장점유율 기준으로 세계수위를 차지한 데 이어 광범위한 2위군 종목들도 일본 미국 대만 등의 1위 아성에 바짝 다가서고 있어 일부 품목은 수년 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16일 산업자원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세계 시장점유율 수위를 지키고 있는 대표적인 품목은 64MD램 등 메모리 반도체분야. 1월말 기준 우리나라는 세계 반도체 D램시장의 40%(84억달러)를 차지, 3년째 일본(38%)을 앞지르고 있다. 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도 지난해 48억달러를 수출, 일본을 제치고 세계1위로 올라섰으며 기업별로는 삼성전자와 LG필립스가 각각 시장점유율 1, 2위에 올라있다.
정보통신 분야의 코드분할 다중접속방식(CDMA) 휴대폰 단말기도 부동의 1위품목. 한국전자산업진흥회가 최근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CDMA단말기 시장점유율은 77%로 2위(미국)를 압도적으로 앞지르고 있다. 브라운관(CRT)도 지난해 세계 총시장규모(185억달러)의 35%인 65억달러를 국내 기업이 공급, 일본(54억달러·29%)보다 우위를 지켰고 가전품 가운데 전자렌지도 98년이후 줄곧 1위를 점하고 있다.
1위 고지에 바짝 다가 선 품목도 적지 않다. 컴퓨터용 모니터의 경우 98년 세계시장 점유율 28%에서 지난해 30%(2위)로 올라선 데 이어 올해 1위인 대만 아성을 넘보고 있다. 기업순위에서 LG전자가 세계1위인 CD-롬 드라이버(23%)와 SVR(아날로그·25%) 등도 조만간 정상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 중소 벤처기업 가운데 나모인터랙티브의 웹 에이터와 새롬기술의 인터넷전화, 주성엔지니어링의 반도체전공정장비 등도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최대 경쟁국인 일본의 독점시장으로 통했던 리튬이온전지의 경우 LG화학이 지난해 10월 본격 양산체제에 돌입한 데 이어 삼성SDI도 조만간 공장을 가동할 예정. 업계 관계자는 『우선은 내수시장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지만 경쟁력이 확인된 만큼 세계시장 진출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전자산업의 경우 국내 기업들의 연간 연구개발(R&D)투자비용은 90년에 비해 330% 증가했으며 민간연구소도 90년 43개에서 무려 40배인 1,703개로 늘어났다. 산자부 관계자는 『성장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며 『지속적인 연구·개발투자및 공격적인 설비투자에 힘입어 조만간 이 분야에서 명실상부한 1등국가 도약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최윤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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