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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 씨가 마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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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 씨가 마른다

입력
2000.0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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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양과 고라니 등 멸종위기의 천연기념물이 무차별 밀렵되고 M16 자동소총까지 밀렵에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경찰은 지난달 14일 경북 울진군 북면 야산에서 천연기념물인 산양과 고라니, 산토끼 등 야생조수 7마리를 올가미와 덫을 이용, 불법 포획한 전모(57)씨를 조수보호 및 수렵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또 지난달 25일 총기 밀매업자 임모(37)씨에게 영국산 M16소총 3정과 실탄, 전자망원렌즈, 소음기 등을 구입, 경기 화성군 비봉면 일대 야산에서 야생조수를 밀렵한 박모(43)씨 등 6명을 총포도검화약류 단속법 위반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청은 지난달 12일부터 한달간 야생동물 밀렵·밀거래 사범에 대한 특별단속을 벌인 결과, 182건 313명을 적발해 이중 11명을 구속하고 30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은 천연기념물 등 각종 야생조수의 서식보호와 생태계 보존을 위해 앞으로도 환경부 등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지속적인 단속을 펼 계획이다.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는 16일 사향노루, 곰, 호랑이 등 야생조수가 중국과 러시아 등지로부터 대량 밀반입돼 암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협회는 지난해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대상동물의 국내 밀거래 실태를 조사한 결과, 러시아와 중국산 호랑이뼈와 성기, 웅담, 곰발바닥, 사향 등이 대량 밀수돼 수백만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일부 동물원은 폐사한 호랑이와 곰을 시장에 내다팔다 적발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국제동물보호기구에 보낸 「CITES 협약관련 한국정부의 의무이행에 관한 보고서」에서 『한국은 상아와 호피, 악어, 천산갑, 원숭이, 거북, 물개, 물소뿔 등 20여종이 거래되는 야생조수의 최대 암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정부가 관리대책 마련은 물론 실태파악 조차 못하고 있어 국제적인 지탄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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