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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너머 내 고향이 있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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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너머 내 고향이 있건만..."

입력
2000.0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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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스페셜 「어떤선택, 57년만의 귀향」『저 산너머 바다 건너/ 분명히 내고향이 있건만/ 두 손으로 두드려도 열리지 않는 철의 장막/ 한 많은 설움 안고 늙어만 간다오…』 꿈 속에서도 그리던 영주 귀국을 5일 앞두고 숨진 사할린 동포 백인조(74)씨의 한맺힌 절규가 사할린 문제에 무관심했던 우리의 고개를 떨구게 한다.

사할린 동포의 문제는 주로 정책의 문제로서만 다루어졌다. 그러나 MBC가 18일 오후 9시 55분 방송할 스페셜 「어떤선택-57년 만의 귀향」은 이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포착해 보여준다.

이강국 PD 등 제작팀은 올들어 본격적으로 영주귀국이 이뤄지는 사할린 동포 문제를 다루기 위해 사할린으로 건너갔다. 그리고 1942년 일본 징용으로 끌려가 57년 간을 사할린에서 살며 가족을 이루고 생활의 터전을 일군 조성찬(76)씨가 조국행을 선택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사할린 동포 문제에 접근했다. 가족의 반대도 무릅쓰고 조씨가 선산에 묻혀야 한다는 일념으로 2월 2일 한국행 비행기를 타야했던 사연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또 북한 국적자라는 이유만으로 조국행이 좌절돼 슬픔으로 살아가는 이복선 할머니, 그리고 귀국 5일 전 암으로 숨진 백인조씨의 망향의 삶도 소개된다. 부모들의 한국행을 반대하는 2세, 3세들의 입장과 고향으로 돌아오는 사할린 동포들을 맞는 국내 가족의 생각과 인식도 전한다. 특히 북한당국이 1950년대부터 귀국시킨 사할린 동포들의 생활을 담은 사할린 방송사의 프로그램도 국내 방송 처음으로 공개한다.

407명의 사할린 동포가 2월 2일 귀국해 경기 안산 임대아파트에 정착해 사는 모습으로 끝을 맺는 이 프로그램은 사할린 동포 문제에 무관심한 정부나 국민들을 반성하게 만든다. 이강국 PD는 『잊혀진 존재로만 여겨졌던 사할린 동포를 직접 만나면서 부끄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긴 세월 한국 문화를 고수하던 1세들이 사할린을 떠나면 한국 문화는 사라질 것이다. 정부 차원에서 2-3세에 대한 문제도 생각할 단계가 됐다』고 제작 소감을 밝혔다. /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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