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도 직접 만져보고 구입한다」인터넷 쇼핑몰에서 판 물품을 고객의 집 근처 대리점으로 배달, 고객이 직접 찾아가도록 하는 방법이 전자상거래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편의점 PC방 약국 은행점포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실물 점포들을 물류 기지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히 일고 있다.
사이버 거래에 오프라인 유통망을 접목시킨 판매 방식은 온라인 구매와 결제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불안감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것. 고객이 물건을 수령하기에 앞서 하자 여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 문제가 있을 경우 복잡한 절차없이 바로 반품이 가능하다. 또 낮에 집을 비우는 직장인 학생 등도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시간에 물건을 전달받을 수 있어 편리하다.
쇼핑몰 업체측에서도 집까지 일일이 물건을 배달하는 것보다 비용과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비용을 절감한 만큼 상품가격 인하가 가능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된다. 또 전자상거래 확산으로 상권을 위협받고 있는 동네 약국이나 슈퍼마켓 등도 새 활로를 찾을 수 있어 「일석삼조」인 셈이다.
국내에서 이같은 사업 모델을 처음 선보인 곳은 벤처기업 무쇠다리. 지난해 11월 쇼핑몰 「알짜마트」(www.alzzamart.com)를 개설하면서 실물 대리점을 함께 열어 현재 서울 50여곳을 비롯, 전국에 170여개 체인점을 운영중이다.
무쇠다리는 물류비용 절감보다 고객의 신뢰 확보에 중점을 둔다. 이를 위해 물건을 받은 뒤 돈을 지불하는 「착불」(Payment on Delivery)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이정화홍보과장은 『온라인 신용카드 결제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 우려를 말끔히 씻어 고정 고객 확보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전자상거래 계열사로 최근 출범한 롯데닷컴도 쇼핑몰 「헬로서울」(www.helloseoul.co.kr)의 청사진으로 온라인-오프라인 거래를 결합한 이른바 「하이브리드」(Hybrid·잡종) 전략을 채택했다. 5월부터 500여개 점포망을 갖춘 세븐일레븐을 물류 기지로 활용하고, 롯데리아 롯데백화점 마그넷 등 그룹내 실물 유통망으로 점차 확대해나갈 계획. 롯데닷컴 관계자는 『당장은 어렵지만 착불 서비스 도입도 장기적 과제로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노머니커뮤니케이션(www.nomoney.co.kr)은 4월 PC방을 창구로 배송 및 지불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규 사업을 시작한다. 현재 1만3,000여개에 달하는 PC방은 전국 읍·면·동 구석구석까지 없는 곳이 없고 초고속 인터넷 전용회선을 갖추고 있어 물류 기지로 활용하기에 더없이 좋은 인프라라는게 노머니측의 설명. 신용카드가 없는 10, 20대 고객을 위해 PC방측이 신용카드로 대금을 결제한 뒤 고객에게서 현금을 받는 새로운 지불시스템도 선보일 예정이다.
체인 PC방을 연내 5,000여개 확보할 계획으로, 현재 골드뱅크 한솔CSN 등 대규모 쇼핑몰들과 제휴 협상을 진행중이이라고 노머니측은 전했다.
서울지역 22곳에 직영 대리점 「멀티숍」을 시범 운영중인 「인터파크」(www.interpark.co.kr)는 조흥은행과 제휴, 조흥은행 지점내에 「숍 인 숍」(Shop in Shop) 형식의 물류 거점을 확보키로 했다. 인터파크측은 『멀티숍 운영 결과, 물류 비용이 최고 70%까지 절감됐다』면서 『직영 대리점외에 비디오대여점 약국 PC방 등도 가맹점으로 적극 활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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