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2시 서울 올림픽 역도경기장에서 5,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자민련 중앙위원회 제3차 임시대회는 민주당과 시민단체에 대한 성토장이었고 4·13 총선 출정식이었다.대회에서 총재로 정식 선출된 이한동(李漢東)총재는 수락연설을 통해 『자민련은 변화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점진적이고 합리적으로 개혁해 나가자는 것』이라며 『혁명 등 급진적 개혁은 거부한다』고 말했다.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는 격려사를 통해 시민단체의 낙천운동을 중국의 문화혁명에 비유, 『한때 세상을 뒤집었던 「조반유리(造反有理)의 터무니없는 논리가 이땅에 재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일본방문을 마치고 귀국할 때 소개한 「마오쩌둥비록(毛澤東秘錄)」이란 책을 연상시키는 발언이었다. 김명예총재는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민주주의의 근간인 법치가 실종되고 초법적 행동이 난무해도 제재할 권위가 없어졌는데 이것이 민주국가냐』라며 낙천운동을 벌이는 시민단체와 민주당을 동시에 비판했다. 그는 연설 말미에 『신의를 지키는 정치를 하자. 과욕을 부리지 말자. 정략의 노예가 되지 말자』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명예총재와 이총재는 연설문에서 여권공조 파기 여부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행사에는 민주당의 서영훈(徐英勳)대표와 김옥두(金玉斗)총장 박상천(朴相千)총무 이재정(李在禎)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했는데, 이들이 행사장에 들어설 때 자민련 당원들은 『물러가라』며 야유를 보냈다. 식전행사 때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97년 11월 자민련 중앙위 대회에 참석, 『내가 양당 합의사항(내각제)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으면 가만히 있을 여러분들입니까』라고 연설한 장면을 멀티비전을 통해 보여주며 당원들의 정서를 자극했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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