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프로야구판은 재벌들의 총성없는 전쟁터다.재계서열 1,2,3위인 현대 삼성 LG에 이어 4위 SK까지 프로야구에 가세하면서 살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죽기 아니면 살기식으로 펼치는 「빅4」간의 자존심싸움은 정규시즌보다 더 후끈하다.
가장 먼저 총을 빼든 것은 삼성과 LG. 지난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자격을 획득한 김동수때문이었다. LG의 터줏대감이었던 김동수는 지난 시즌부터 끈질기게 구애하던 삼성을 택했다.
뒤통수를 얻어맞은 LG는 분통을 터뜨렸지만 김동수붙잡기는 이미 물 건너간 일. 화가 치민 LG는 김동수를 넘겨주는 대신 삼성으로부터 받은 보상금(3억7,500만원)을 몽땅 올시즌 메리트기금으로 내놨다. 일설에는 올시즌 삼성전에 이 돈을 걸었다는 얘기도 있다.
이같은 갈등관계는 선수회출범때 또한번 표출됐다. 삼성의 주장 김기태는 LG의 주장 유지현이 사사건건 삼성을 물고 늘어진다며 퇴장하고 말았다. 구단간의 자존심대결이 선수들에게까지 불똥이 튄 셈.
최근에는 도시연고제를 두고 1대3의 대결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현대가 합종연횡을 이룬 삼성 LG SK의 공격목표다. 현대의 서울입성만큼은 반드시 저지하겠다는데 의기투합, 어제의 적이었던 삼성과 LG가 손을 맞잡았다.
신생팀 SK도 현대가 금싸라기 땅을 거저 얻는 것을 보기싫다면 삼성 LG쪽에 가담했다. 나홀로가 된 현대는 철저하게 「유구무언」작전으로 일관하고 있다
속이야 부글부글 끓고 있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생각에서다. 그렇다고 현대가 마음좋은 팀은 아니다. 시즌때 두고보자며 이를 갈고 있다. 재계라이벌인 삼성은 차지하고 LG SK가 딴죽을 거는게 영 못마땅하다.
선수들간에도 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선수회출범을 놓고 오락가락하다가 발을 빼버린 삼성 현대는 타팀선수들에게 배반자처럼 인식되고 있다. 삼성과 대립했던 일부 LG선수들도 손볼 대상이라는 얘기까지 들린다.
스토브리그에서 형성된 라이벌관계가 정규시즌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궁금하다.
/정연석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