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일본 총리의 「주식 고민」이 깊다. 주간지의 끈질긴 의혹 제기에 이어 야당의 정치 공세 또한 치열해지고 있다.「슈칸 겐다이(週刊現代)」는 이달초 『오부치총리 비서관이 NTT도코모 주식을 사취했다』고 폭로했다. 정무비서관인 후루카와 도시타카(古川俊隆)씨가
현재 25억엔의 가치가 있는 NTT도코모 주식을 미공개 당시 225만엔에 취득했으며 주식을 양도했다는 오부치총리의 전비서 이시이 야스모토(石井康元)씨의 미망인은 「사취」를 주장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후루카와측은 즉각 편집장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슈칸 겐다이」는 이에 질세라 추가 의혹을 잇따라 제기했다. 『주식 명의 변경에 필요한 서류가 날인된 바 없다』『미공개 단계의 NTT도코모 주식 입수자 9명중 형인 미쓰하라(光平)씨와 비서관 등 오부치총리 주변 인물이 2명이나 된다』 등이다.
대놓고 밝히지는 못했지만 「우정성을 움직여 온 대표적 정치인인 오부치총리가 사전에 입수한 정보를 활용, 주변 인물의 이름을 빌어 미공개 주식을 입수했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14일 중의원 본회의 질의에서 민주당 간 나오토(菅直人) 정조회장 등의 추궁도 같은 내용이었다. 야당측은 후루카와비서의 주식 취득 시점이 「리크루트 사건」이 터진 1988년 6월임을 특히 강조했다. 당시 다케시타 노보루(竹下登) 총리 측근의 사건 관여가 드러나 이듬해 정권 퇴진을 불렀음을 염두에 둔 압박 전술이다.
오부치총리는 『주식을 팔아 이익을 챙기지 않고 주식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으니 리크루트 사건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강조하면서 『수사 당국이 고소 내용의 진위를 충분히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나중에 NTT도코모에 흡수된 당시의 통신회사는 형이나 이시이 전비서와 친했던 군마(群馬)의 고향 사람이 세운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그러나 의혹을 해소하기에는 미흡한 구석이 없지 않다.오히려 미리 주변을 살폈으면 『주가가 크게 오르니 별 잡음이 다 생긴다』는 푸념은 불필요했을 것이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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