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1. 나는 열 여섯살이다018 「I click you」 CF가 인기를 끌면서 개성파 N세대 스타로 급부상한 김효진은 1984년생, 여고 1학년이다. CF로 뜬 이후 지금 KBS 「감성채널」 MBC 「깁스 가족」 등의 프로그램과 다수의 CF 등으로 왕성한 연예계 활동을 벌이고 있다.
TTL걸 임은경. 신비로운 이미지로 단숨에 CF계의 요정이 된 그도 여고 1년생이다. 여성댄스그룹 「베이비 복스」의 윤은혜. 그도 84년생, 여중 3학년이다. 열 여섯살, 그들은 젊고 싱싱하다. 『나는 열 여덟살이다』를 외치며 스타가 된 김사랑도 있다. 이제 열아홉이 됐지만.
S#2. 나도 스타가 될 수 있다
지난 주 열린 KBS 2TV 「학교3」 공개오디션. 300여명의 젊은이들이 스타를 꿈꾸며 오디션장에 몰렸다. 반 이상이 연기경험이 없는 고등학생. 중학생도 드문드문 있다. H.O.T와 S.E.S를 보유한 SM 기획사. 토, 일요일 열리는 오디션엔 매주 40-50명의 청소년들이 노래와 춤실력을 과시한다. 『나도 스타가 될 수 있다』는 꿈이 이들을 꿈의 오디션장으로 부르고 있다.
1318, N세대의 스타들
「1318세대」혹은 「N세대」로 불리는 이들이 가요계와 CF계를 진앙지로 해서 연예계의 전면으로 나서고 있다. 소비자로서 10대의 영향력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이제는 주역으로서, 생산자로서 다가오고 있다. 이제 그들만의 문화가 아니다. 연예계의 전체 판도를 좌우한다.
새롭게 선보이는 가요계의 댄스그룹들은 모조리 다 1318세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H.O.T」 「핑클」 「S.E.S」 「플라이 투 더 스카이」 「클릭비」「베이비복스」 「클레오」 「코요테」 「샤프」 「GOD」 등 모두 데뷔 무렵 고등학생들이었거나 지금도 고등학생들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1318세대들은 같은 세대의 이들이 꾸미는 춤과 노래와 화려한 무대에 흠뻑 빠지며 열광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CF 모델도 마찬가지. CF계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전지현, 김민희, 김효진, 임은경, 양미라 등도 고1에서 고3이거나 이번에 대학에 입학했다.
이들은 부끄럼을 타는 아이들이 아니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끼를 과시한다. 전지현의 테크노 춤을 보라. 순진함 뒤로 영악할 정도로 재간을 부린다. 기존 연예인들에게서 느낄 수 없었던 신비감, 청초함, 요염함까지 갖췄다. 그들은정말 애들이 아니다.
김효진의 아버지는 교사다. 이것은 놀라운 일이다. 부모님 반대를 무릅쓰고 몰래 연예계 활동하던 눈물겨운 「딴따라」 세대는 옛시대의 자취일 뿐이다. 그들은 부모님의 적극적 지원을 받으며, 꿈의 영역에 도전해 성공을 거머쥔 프로 엔터테이너들이다. 연기 학원, 오디션장에는 부모들이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린다.
1318, 대중문화의 주 소비자층
이런 세대의 등장 이면에는 1318세대가 대중문화의 주소비층으로 등장했다는 경제적 배경이 깔려있다. 가장 왕성하게 N세대의 모델을 기용하는 이동통신 업체의 경우, N세대를 잡기 위한 시장이 뜨겁다. 새롭게 휴대폰 소비자로 떠오른 N세대들은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유동적이기 때문에 광고전쟁이 치열하다. 때문에 N세대 모델을 적극적으로 기용한다.
가요계의 경우는 더 심하다. 10대들이 가장 적극적인 가요 소비자로 등장했기 때문. 연예 제작사들은 그들의 시각과 청각을 만족시키는 댄스그룹들이 가장 장사가 잘 될 것이란 사실을 재빨리 눈치챘다.
1997년 등장한 H.O.T가 그 모범이 되었다. 고등학생의 기호에 철저히 맞춘 이 기획 그룹의 성공은 철저히 시장지향적인 마케팅의 승리였다. 이 성공에 자극받은 후 여러 기획사들이 우후죽순 생기며 고등학생 댄스그룹을 양산해냈다. 10대의, 10대에 의한, 10대를 위한 시장은 빠르게 성장해 갔다.
더 어려진다. Kid 세대가 나온다.
가요계의 경우, 이제 키드(Kid) 가수가 나올 조짐이다. 초등학교 6학년인 량현·량하의 등장에 이어 SM 기획은 열세살 여자 가수를, 작곡가 김형석씨는 열 네살 여자 가수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키드 가수들이 나오는 배경에도 경제적 논리가 잠재하고 있다. 가요기획사 쪽에는 고등학생들의 용돈이 최근 휴대폰 사용비로 몰리고, 음반 테이프 구입은 이제 초등학생의 주머니에서 나온다고 분석하고 있다. 시장 변화에 발빠르게 맞추어 초등학생들의 기호에 맞는 가수들을 만들어 내려는 것이다.
어떻게 볼 것인가?
이런 흐름은 보는 이에 따라서 매우 당혹스러울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연예계 관계자들의 시각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이다. 재능이 있다면 굳이 나이라는 벽에 제한 받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또한 소비층이 젊어지면서 발생한 불가피한 현상이며 10대들 또한 대중문화를 향유할 권리가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비판의 소리도 높다. 10대의 이미지는 여린 성(性)이며 복합적이다. 대중문화산업은 이런 이미지를 노린다. 또 가창력이 없이 외모와 춤으로 승부하는 댄스그룹이나 연기력이 부족한 채 이미지만을 내세우는 CF 모델들은 유효기간이 짧은 「날림 상품」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다. 그래서 10대에 경도된 대중문화는 결국 다양성이 질식되고 토양은 더욱 메말라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