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산모가 분만 후 아기에게 처음 먹이는 「초유」에서 환경호르몬(내분비계 장애물질)인 다이옥신이 하루 섭취 허용량보다 최고 50배 가까이 검출됐다. 또 71년 국내 사용이 금지된 살충제 DDT의 변형물질 DDE가 인체에서 검출됐고, 특히 유방암 환자의 혈청중 DDE 검출농도는 일반인에 비해 50% 가량 높아 유방암의 주원인이 환경호르몬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식품의약품안전청은 15일 이같은 내용의 「1999년 내분비계 장애물질 평가사업 내·외부 용역결과」를 발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김명수(金明洙) 박사팀이 지난해 7∼9월 서울 강남지역의 초산모 36명과 재산모 23명를 조사한 결과, 초유 다이옥신 농도는 평균31.78pgTEQ/g fat(분포범위 2.02∼162.268pgTEQ/g fat)으로 나타났다. 1pg(피코그램)은 1조분의 1㎚으로 이는 1일허용량인 체중 1kg당 4pg의 24-48배가 검출됐음을 의미한다.
박귀례(朴貴禮)식약청 생식독성과장은 『초유 다이옥신 수치는 분유와 우유에 비해 훨씬 높지만 유아 섭취가 길어야 6개월 정도이고 다이옥신이 월 10% 이상씩 감소해 초유를 먹이더라도 유아에게 별다른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또 가톨릭의대 이강숙(李康淑)교수팀이 유방암 환자군과 대조군(개복수술환자군) 각 50명의 혈청중 DDE 평균농도를 조사한 결과, 유방암 환자군의 농도가 2.51ppb(㎍/㎏)로 대조군의 1.68ppb에 비해 50% 가량 높게 검출됐다.
이밖에 초·재산모 43명중 비스페놀 A가 양성으로 측정된 산모의 태반에서도 초산모 평균 138.9ng/g, 재산모 평균 124.2ng/g의 비스페놀 A가 검출되는 등 인체 곳곳에 환경호르몬이 다량 잔류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진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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