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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드세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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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드세대도 있다"

입력
2000.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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량현·량하(본명 김량현·김량하) 쌍둥이 형제는 열세살. 가수 박진영이 발굴해 연예계에 데뷔시킨 가장 나이 어린 가수다. 만 3세 때부터 이들이 춤에 두각을 나타내자 아버지는 학원에 보내 본격적인 춤 연습을 시켰다. 각종 춤경연대회에 깜찍한 쌍둥이들이 기막힌 헤드스핀(머리를 땅에 대고 빙빙 도는 것)을 해내면서 단박에 부산 지역에선 스타로 떠올랐다.지난해 초 부산 PBS 방송을 시청하던 박진영이 그들의 춤을 보고 반해 스카웃했다. 부산 감천초등학교를 다니다 방일초등학교로 전학했고, 올해 중학교에 들어간다. 부산에서 해운업을 하던 아버지도 사업을 정리하고 아이들 후원에 전력하고 있다.

여기까지는 그간 있어 온 키드 가수들의 전력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량현·량하가 TV에 모습을 보이면서 큰 인기를 모으게 된 데는 마케팅의 힘이 크다. 방송과 신문을 통한 사전 광고를 통해 호기심을 증폭시켰고, 『또 어른 흉내를 내는 아이들 가수냐』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노래는 철저히 아이들 스타일로 만들었다.

「춤이 뭐길래」(작사·작곡 박진영)는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랩과 힙합 스타일이지만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라」하는 아이들 노래를 샘플링해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아이들에게는 친밀감을 느끼게 한다. 여기에 또래보다 작은 키의 쌍둥이가 보여주는 어른 뺨치는 춤솜씨가 더해져 이들은 요즘 주말 TV에 자주 모습을 나타낸다.

그러나 염색한 노랑 머리, 지나치게 숙련된 춤솜씨로 『아이를 너무 혹사시키는 것 아니냐』 『어린아이답지 못하다』는 비난도 만만찮다. 기획사에선 이들을 위해 악보·작곡 훈련을 시키며, 과외공부까지 마련해주고 있다고 설명한다. 「아이들답지 못하다」는 점은 어른들에겐 비판의 요인이지만, 또래 아이들에겐 매력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량현·량하의 가요계 안착은 10대 초반의 「소비 파워」와 세련된 「마케팅 파워」의 합작품이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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