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금융재생위원회가 파산 처리중(일시 국유화)인 일본채권신용은행을 소프트뱅크와 오릭스, 도쿄(東京) 해상화재보험 등 3사연합에 양도할 방침을 굳혔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15일 보도했다.금융재생위는 이달중 소프트뱅크 연합에 우선 교섭권을 부여하고 세부 양도조건을 협의할 방침이다. 이에따라 이르면 3월중 정식계약을 체결하고 4월중에 양도가 이뤄져 6월말까지는 새 은행이 발족할 전망이다.
소프트뱅크 연합은 일채은의 모든 주식을 10억-100억엔에 매수한 후 약 1,000억엔을 새로 출자할 계획이다. 또 일본 정부는 경영부진 기업에 대한 대출 지속 등을 조건으로 2,000억엔 이상의 공적자금을 투입할 방침이다. 일본장기신용은행이 미국 리플우드사에 매각된 데 이어 일채은의 매수자가 사실상 확정됨으로써 일본의 일시 국유화 은행의 처분은 모두 매듭되게 됐다.
금융재생위가 소프트뱅크 연합에 우선 교섭권을 부여하기로 한 것은 기존은행이 꺼리는 벤처기업에 대한 융자 등 장기적인 사업계획을 높이 평가한 결과이다. 반면 매수 경쟁에 나섰던 미국 투자펀드 등이 일본 국내의 유력한 협력체를 끌어 들이는 데 실패한 때문이기도 하다.
새로 출범할 일채은의 총자산 규모는 4-5조엔으로 대형 지방은행 수준이다. 각종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은행 노선에서 벗어나 인터넷 분야를 중심으로 벤처기업에 집중적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신형 은행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같은 방침으로 마사요시 손(孫正義)씨의 소프트뱅크는 숙원인 금융 진출 꿈을 이루고 궁극적인 「인터넷 왕국」 실현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금융은 인터넷 상품인 동시에 「왕국」을 떠받치는 젖줄이 될 수 있다.
소프트뱅크의 엄청난 사업확장은 그동안 미국 「야후」나 자회사인 「야후재팬」 등의 주가폭등이 확장의 원천으로 장기적인 한계가 지적되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 제2금융권과 손해보험 업계 선두주자인 오릭스·도쿄해상화재보험의 막강한 자금력과 앞으로 「나스닥 재팬」과 인터넷 은행에 몰릴 자금은 팽창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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