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프로복서의 등용문 2000한국권투신인왕전이 유산될 위기에 처했다.1977년 유망 프로복서들을 발굴하고 권투붐을 조성하기 위해 시작된 한국권투신인왕전은 한국프로복싱 역사의 큰 줄기. 그동안 김태식(전WBA플라이급챔피언) 장정구(전WBC라이트플라이급챔피언) 박종팔(전WBA슈퍼미들급챔피언) 등 신인왕전을 통해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슈퍼스타들을 숱하게 배출해 냈다.
올해 신인왕전이 유산 위기에 이르게된 표면적인 이유는 경기를 중계방송할 방송사를 구하지 못해서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대회를 후원할 스폰서 기업들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예년의 경우 일단 중계방송사가 결정되면 후원기업들도 뒤따라 나서게 되는데 올해는 방송사 선정부터 난항을 겪으니 아예 기업들과의 접촉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 백종권(WBA슈퍼페더급) 조인주(WBC슈퍼플라이급) 최요삼(WBC라이트플라이급) 등 3명의 세계챔피언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권투의 전반적인 인기하락 탓에 선뜻 기업들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 한때 TV중계 없이 대회를 치른 적도 있지만 재정적 어려움이 만만치 않아 엄두를 못내고 있다.
때문에 예정대로라면 지난해 12월쯤에는 열렸어야될 신인왕전이 일단 한차례 연기를 거쳐 2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대회개최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지난 해 말부터 대회 성사를 위해 애써온 한국권투위원회(KBC)도 대회 유산만은 피하기 위해 다방면에 걸친 노력을 펴고 있으나 스폰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C의 한 관계자는 『방송중계 없이 대회를 강행하기에는 어려운 실정』이라며 『무엇보다 올해 신인왕만을 바라보고 체육관에서 땀 흘려온 200여 신인 프로복서들의 꿈이 깨진 것 같아 가슴아프다』고 토로했다.
박원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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