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서는 941회까지 했는데, 한국서 1,000회라니 참으로 놀랍군요』 독일 그립스 극단 대표 폴커 루드비히가 2월 6일 소극장 학전 블루에서 터뜨린 일성이다. 『여러 나라에서의 상연작들 중 김민기의 해석을 가장 좋아 한다』주한독일문화원장 우베 슈멜터씨는 한 술 더 떴다. 『현지를 능가하는 장기 상연의 성공은 철저한 한국화에 있다』며 김씨의 작업에 『천재적으로』라는 수식까지 달았다.
1,000회 기념 무대는 그야말로 송곳 꽂을 틈도 없는 객석의 열기에 그냥 얹혀가기만 해도 족한 분위기였다. 창녀 걸레의 제 1대 방은진이 아나운서로 나왔고, 영화 「춘향뎐」의 변학도 이정헌이 자해공갈범으로 변신했다. 오늘의 스타덤에 오르기 전, 그들은 먼저 지하철 1호선의 탑승객으로 관객들을 울리고 웃겼다.
이 연극은 마침내 몇 개 신문의 사설까지 점령했다. 한 신문은 「지하철 1호선의 힘」이란 제하로 『이 작품의 성공은 열악한 여건 아래서도 순수문화가 살아남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소중한 모델』이라 치하했다.
다른 신문은 『연기 무용 음악 등을 우리 정서 및 감각과 일치시키려 애쓴 흔적이 뚜렷하다』고 높이 샀다. 또 『TV나 영화의 스타를 데려 와 손쉽게 관객을 불러들이려는 풍토와 정반대로 나아가 거둔 성공이기에 더욱 값지다』며 의미를 짚어냈다.
이번 1,000회 공연을 맞아 독일측은 몇 가지 선물을 가져 왔다. 베를린시 문화부장관의 축사는 극단 학전 측에 건넨 실제 선물에 비한다면 빛이 가릴 정도였다.
「김민기씨가 한다면」이라는 단서에 저작권료 지불 면제, 2001년 9월로 잡힌 그립스 극단의 베를린 1,000회 공연 때 공동 무대 상연. 두가지 제의 모두 학전팀을 놀라게 했다. 「지하철 1호선」은 4월 2일까지 학전 블루에서 또 다른 버전-업을 꿈꾸며 계속 달리고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