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디지털 애널리스트'가 뜬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디지털 애널리스트'가 뜬다

입력
2000.02.15 00:00
0 0

『생명공학주는 미국과 비교, 다른 성장주보다 아직 저평가. 기술력 보유한 핵심 제약주 위주로 꾸준히 매수하면 단기및 중기 수익 가능』 증권정보 사이트 팍스넷(www.paxnet.co.kr)의 한 분석가가 7일부터 매일같이 인터넷을 통해 강조한 내용이다. 「의약주는 오를만큼 올랐다」는 기관의 매도의견도 있었지만 12일 6개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하며 업종지수도 100포인트 가까이 뛰었다.최근 이처럼 인터넷을 통해 증시를 분석해 전파하는 「디지털 애널리스트」들이 뜨고 있다. 현재 인터넷 상에서 활동하는 얼굴 없는 애널리스트의 숫자는 100여명. 스티브 쥬라기 골드존 상아 보초병 벤허 등의 필명으로 활동하는 이들은 기관과 외국인들의 「밥」이었던 개미(개인투자자)들에게 희망을 나눠주며, 주식시장의 구조를 바꾸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공학박사, 치과의사, 컴퓨터 학원장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것도 이들의 특징. 필명「스티브」로 유명한 팍스넷 투자분석팀장 강동진(姜東鎭·45)씨는 북한 경수로 설계에도 참여한 한국원자력연구소 출신 공학박사다. 투자경력 15년의 강씨는 인터넷에 글을 올리다 지난해 11월 아예 팍스넷으로 직장을 옮겼다. 하루 20통 이상의 문의 메일을 받고 있는 강씨의 강점은 주식의 내재가치를 중시하는 기본적 분석. 「주식투자는 오래 살아남는 것이 왕도」라고 주장하는 강씨는 『개미들은 1년 내내 투자를 하다 손해를 본다』며『장세를 분석해 상승장 때만 투자하라』고 충고했다.

필명 「상아」로 활약중인 싱크풀(www.thinkpool.co.kr)의 최원철(崔源哲·41)씨는 경기 이천에서 개업중인 치과의사다. 지난해 9월말 코스닥시장의 투매현상때 『겁먹지 말고 받아먹으라』고 주장해 명성을 얻은 최씨는 『무원칙하게 투자하는 개미들이 너무 많아 안타까운 마음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코스닥터(www.kosdoctor.co.kr)의 「보초병」은 컴퓨터 학원장, 「골드존」은 자영업자, 팍스넷의 「쥬라기」는 물리학 석사인 연구원이다. 이들은 대부분 매일 새벽 미국증시 점검을 시작으로 증권사 자료, 해외 경제소식지, 차트 프로그램 등을 이용해 증시분석에 매달린다.

많은 개미들이 이들을 추종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관의 애널리스트들과는 반대로 철저히 개미 편에서 분석하고 포트폴리오를 짜기 때문. 스스로가 「깡통」을 차본 경험이 있는데다 증권정보 사이트의 회원들도 대부분 개미들이다. 당연히 『기관과 세력들 단타 치중, 외국인은 관망세, 잠시 쉬는 것도 좋을 듯』이라는 구절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들의 영향력 때문에 발생한 부작용도 없지 않다. 유명 분석가의 명성을 빌려 추천 종목을 남발하는 사이비 애널리스트와 자신의 수익률에 도취돼 잘못된 분석을 올리는 사람이 많아졌다. 강동진씨는 『한 종목을 과찬하거나 여러 글을 띄워 세몰이를 하는 경우 100% 역정보』라며 『인터넷상의 정보를 선별하는 능력을 키우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용당할 수도 있다』고 충고했다.

이상연기자

kubri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