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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빛과 그늘] 기술의 발전과 대중과학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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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빛과 그늘] 기술의 발전과 대중과학 강연

입력
2000.0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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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자연과학을 말한다」는 주제의 「자연과학 공개강연」이 22, 23일 서울대에서 열린다. 한국일보와 서울대가 함께 시행하는 이 대중 과학강연 공고를 보면서, 나는 역사 속의 대중 과학강연 몇 대목을 떠올리게 된다.전기에 대한 실험으로 유명한 영국 물리학자 마이클 패러데이(1791-1867)는 과학 대중강연의 도사였다. 대장장이 아들로 태어나 제본소 직공으로 일하던 그는 과학대중화를 위해 만든 런던의 왕립연구원의 화학자 험프리 데이비를 열심히 따라다닌 끝에 그 곳 강사가 되었다. 그 자신이 명강의로 이름난 물리학자가 된 것이다. 자신의 연구 결과를 활용하여 과학을 오락거리로 만들어갈 수 있던 시절이었다.

다음 생각나는 대중 과학강연으로는 1877년 일본에서 열렸던 미국인 생물학자 에드워드 모스(1838-1925)의 진화론 강연이다. 그가 소개한 진화론은 그 사회적 의미 때문에 일본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그 해에 문을 연 동경대학의 초대총장 가토히로유키(加藤弘之)는 그 때까지 자신이 썼던 책들을 집어던지고, 민권(民權)운동에서 국권(國權)운동으로 180도 사상전환을 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는 누구의 대중 과학강연이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을까? 가장 가까운 경우를 든다면 1930년대 「과학 데이」때의 대중 강연을 들 수 있다. 김용관, 이인, 안동혁, 여운형 등이 강연을 했지만 대단한 인기를 얻거나 흥미를 불러일으켰던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비교해 보면 과학강연은 시간이 지날수록 재미없어지고 대중성을 잃어왔다. 과학은 19세기까지 휘황하게 빛을 발하는 화제거리였다. 하지만 20세기로 들어가면서 이미 그런 조명을 받기 어려워졌다. 전문화로 인하여 대중에게 점점 어려운 내용이 되어갔고, 그것을 설명하는 과학자의 어려움은 커가기만 했다. 대중의 흥미를 잃어가게 된 것이다. 대중화 단계를 경험하지 못한 나라일수록 과학수준은 떨어진 채 21세기의 무한 과학경쟁 시대에 접어들게 되었다. 과학기술의 발달이 더욱 찬란하게 빛을 발할수록 그것을 대중에게 설명해야하는 과학자 기술자에게는 그늘이 드리워지는 듯하다.

/박성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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