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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만의 발렌타인 '러브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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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만의 발렌타인 '러브레터'

입력
2000.0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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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지금 지참금을 올리도록 아빠를 조르고 있어요. 하지만 당신도 알다시피 더이상 어쩔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미안해요 … 날 사랑하신다면, 내가 진정 그렇게 믿고 있는 것처럼, 날 이대로 내버려두지 마세요. 나도 당신을 배반하지 않을께요』1477년 2월14일 성(聖)발렌타이 데이를 맞아 영국 노포크에 사는 처녀 마기 브루스가 그의 연인 존 패스톤에게 보낸 편지이다. 영국의 서지학자 크리스 플랫처 박사는 이 편지를 지난해 영국 왕립도서관 문서고에서 찾아낸 뒤 뉴밀레니엄 첫 발렌타이 데이를 맞아 공개했다.

이 연서(戀書)는 여자가 남자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발렌타인데이의 전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편지의 필자인 브루스양은 이날을 빌미로 결혼을 미루고 있는 약혼자에게 사랑을 채근했다.

내용중에는 『당신이 가진 가축수가 지금의 절반이더라도, 내가 가장 힘든 일을 하게 되더라도』, 즉 가난한 살림이라도 사랑만 있으면 행복하다는 대목도 나온다.

이 호소가 마력을 발휘해서였는지는 모르지만 그후 브루스와 패스톤은 결혼해 두아들을 두었다고 플랫처 박사는 덧붙였다. 연인에게 잔잔한 어조로 사랑을 고백해 내려간 이 편지는 요즘 상업성에 물들어 버린 발렌타인 데이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금 일깨워 주고 있는 것같다.

김병찬기자

b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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