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요즘 없어 못팔아요"
2000/02/14(월) 17:53
벤처 창업열기·신학기 맞물려 주문 폭주
시장에서 개인용컴퓨터(PC) 구하기가 어렵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용산전자상가 등 컴퓨터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상가에 PC가 부족해 아우성이다. 조립업체들이 몰려 있는 이들 상가에는 최근 물건이 없어 못 팔 정도로 PC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예전에는 PC를 주문하고 하루, 이틀이면 물건을 받을 수 있었으나 요즘은 보통 일주일, 길면 열흘이 넘게 걸린다.
이처럼 물량이 부족한 이유는 수요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나래해커스 관계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정도 물량이 늘어났다』며 『졸업·입학시즌을 맞아 수요가 증가하기도 했지만 새로 생겨난 벤처기업들이 수십대씩 주문하는 등 벤처창업열기도 PC부족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모 업체에 노트북 10여대를 주문한 아이뉴스24의 경우 물건이 모자라 일주일이 넘게 기다리라는 답변을 들었다. 전자상거래 사업을 준비중인 노머니커뮤니케이션도 최근 데스크톱PC를 주문하면서 모 업체의 공급물량이 모자라 여러 업체에 나눠서 구입했다.
조립PC의 경우는 더욱 심하다. 중앙처리장치(CPU), 주기판, 그래픽카드 등 부품의 부족으로 제때 구입하기가 힘든 실정이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해 12월부터 본격화했다. 선인상가에서 부품도매업을 하는 K사장은 『특히 국민PC용으로 많이 쓰이는 인텔의 펜티엄Ⅲ 500㎒ CPU가 많이 부족하다』며 『물량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중소기업은 533㎒, 대기업은 550㎒ CPU를 대신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연히 판매가격이 10∼20만원 정도 비싸다.
관련업계에서는 『각 업체가 보유한 재고가 거의 떨어진 상태라 당분간 PC부족현상은 지속될 것』이라며 3월 신학기가 시작되고 나서야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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