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이 검찰에 자진출두키로 결심을 굳힌 것 같다.정의원은 14일 기자들과 만나 『정상적 법 집행을 끝까지 거부할 생각이 없다』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정의원은 또 『국민을 상대로 정치를 하겠다』며 『검찰이나 여권에 불구속을 구걸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정의원의 핵심 측근은 『사태추이를 관망하되 15일 임시국회가 열리면 적절한 시점을 택해 검찰에 자진출두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불구속 보장이 안된다고 하더라도 개의치 않고 검찰에 나가겠다는 게 정의원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정의원이 자기발로 걸어가 검찰 포토라인에 서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데에는 몇가지 현실적 고려가 있는 것 같다.
우선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자신과 당이 안게 될 부담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그는 『나와 당을 위해 무엇이 가장 적합할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법집행 거부」가 몰고올지 모를 여론의 역풍과 그에 따른 당내 동요 가능성을 차단해 둘 필요성을 느꼈음직 하다.
임시국회가 열리면 검찰조사를 받더라도 「회기중 불체포 특권」에 따라 구속되지 않으리란 계산도 했을 성 싶다. 검찰이 자신을 구속하기 위해선 동의안을 국회에 상정해야 하는데, 현재의 2여관계로 미루어 볼 때 동의안 통과 여부가 대단히 불투명하다는 점을 겨냥했을 수 있다.
어쨌거나 정의원은 당이나 이회창(李會昌)총재가 등을 떠미는 형태가 아니라 스스로 「결단」을 내리는 방식으로 검찰에 출두할 개연성이 높다. 이총재 측근들이 이날 『한나라당이 수일내 정의원을 자진출두시킬 것』이란 일부 보도에 대해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공식해명한 것은 이런 연유에서다.
홍희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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