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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바이러스' 인간 정체성찾기의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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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바이러스' 인간 정체성찾기의 외침

입력
2000.0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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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예술은 현상의 적확한 묘사에서 비롯한다는 「미메시스」론이 우리 인문학에 리얼리즘의 바람을 몰고 왔던 것이 70년대 말미였다. 21세기, 우리는 밈(Meme)론과 만난다.밈이란 신조어는 모방을 뜻하는 그리스어 mimeme을 포함한다. 거기에 gene(유전자)이란 말이 합성됐다. 「마인드 바이러스」는 생물학 심리학 인지과학을 하나로 통합, 하나의 학문 체계로 부상 중인 밈학(memetics)의 본격 소개서이다.

책의 출발점은 문화 전달 혹은 문화 모방의 기본 전달자로서의 밈에 대한 여러 정의. 그 밈을 사로잡고 움직이는 인자가 바로 마인드 바이러스다. 이 책은 문화 현상의 근저에 있는 밈이 어떻게 하나의 권력을 생성하는 지 보여주고, 그같은 밈의 권력화에 맞설 대안까지 모색한다.

종래 유전학은 생물학적 차원을 넘어설 수 없었다. 그러나 밈학은 인간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충돌과 통합의 과정에 주목한다.

밈은 컴퓨터 바이러스 마냥 맹목적으로 복제되기만 하는가? 그 복제 과정을 제어하고 조정하는 주체로서의 인간은 사라지는가? 그렇지 않다고 책은 말한다.

인간은 유전자 프로그래밍을 의식적으로 무시할 능력이 있을 뿐더러, 우리 마음을 재프로그래밍할 수도 있다는 것. 말미의 진화심리학이다. 밈학을 통해 탈바이러스 기술을 습득, 진리를 깨닫는 것은 인간만의 영역이다. 대중매체와 지구적 네트워크의 맹신에 함몰돼가는 인간의 정체성을 찾자는 주장이다.

책은 또 밈 관련 웹사이트 15곳을 소개, 관심있는 독자에게 도움을 준다. 저자 리처드 브로디는 미국의 주문형 소프트웨어 및 컨설팅회사 브로디 테크놀러지 그룹의 경영자로, 뮤지컬을 취미 활동으로 작곡한다는 별난 사람. PC 언어의 대변혁 MS_Word의 첫 버전을 개발한 주인공이기도 하다.「상품미학과 대중 문화」 등 신미학 이론 서적을 꾸준히 펴낸 백한울씨가 옮겼다. 동연 발행. 1만원.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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